물폭탄에 '주민 대피령'까지… 침수·산사태 등 피해 잇따라(종합)

열차 중단·도로 침수로 시민 '출근길' 마비
선박·항공기 결항 속출… 산사태도 잇따라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로 덕정역-연천역 구간 운행이 중단된 18일 오전 경기 양주 지하철 1호선 덕정역에서 시민들이 하차하고 있다. 2024.7.1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전국=뉴스1) 김기현 박대준 양희문 박소영 유재규 최형욱 윤원진 기자 = 이틀째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재산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열차 운행 중단·도로 침수… '출근길' 마비

비 피해는 18일 출근길에서도 여지없이 빚어졌다.

경의·중앙선은 이날 첫 열차부터 1시간가량 운행이 중단돼 서울 등지로 출퇴근하는 경기 고양·파주시민이 발을 동동 굴렀다.

시민들에 따르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음에도 각 역 전광판엔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는 안내문이 띄워져 있었고 개찰구는 굳게 닫힌 상태였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는 밤사이 경기 북부에 내린 폭우 때문에 이날 오전 5시 55분쯤부터 문산~대곡 구간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가 1시간 만인 오전 7시쯤 재개했다.

이승현 씨(38·고양시 송산동)도 "사람이 많아 열차를 2번 보내고 겨우 탔지만 이마저 서행한 탓에 결국 1시간 가까이 지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출근을 포기한 시민도 있었다고 한다. 고양 일산지역의 한 맘카페엔 "남편이 일산역에서 오전 6시 열차를 타고 출근하는데, (6시) 40분까지 (열차가) 안 와서 그냥 집으로 되돌아왔다. 연차를 냈다더라"란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기준 고양에서만 도로 10곳이 침수됐으며, 곳곳에서 사고까지 발생해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18일 경기 오산시 오산천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이 떨어졌다. (독자제공 영상 캡처)2024.7.17/뉴스1

경기 김포에 직장을 둔 김모 씨(56)는 "일산대교에서 사고가 나 차량이 꼼짝도 안 했다"며 "오전 9시 넘어 회사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하천 범람 우려에 곳곳 '주민 대피령'

폭우로 불어난 물에 하천이 범람해 인근 주민들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진 곳도 있다.

충남 당진시는 이날 오전 9시 49분쯤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 역천, 당진천, 어시장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다. 당진시는 오전 9시43분쯤에도 시곡교 인근 주민에게 "하천 범람으로 마을회관 등 안전한 장소로 즉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

오산시 역시 오전 9시 20분을 기해 오산천 인근 주민을 상대로 매홀중학교 등 인근 대피소로 대피 및 이동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현재 오산시에서 대피 명령이 내려진 곳은 은계동, 오색시장 일대, 궐동지역 등이다.

이에 앞서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8시 10분 오산시 누읍동 오산천 탑동대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가 8시 40분 홍수경보로 상향했다.

홍수주의보는 발령 지점 수위가 계속 상승해 주의보 경계홍수위(계획홍수량의 50%가 흐를 때의 수위)를 초과할 게 예상되는 경우 발령된다. 또 홍수경보는 경보위험 홍수위(계획홍수량의 70%가 흐를 때의 수위)를 초과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내려진다.

오산천의 홍수경보 발령 기준 수위는 4.0m, 현재 수위는 4.35m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 46분쯤 경기 안성시 고삼면 고삼저수지의 한 낚시터에선 폭우로 불어난 물에 배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낚시객 등 2명이 실종돼 소방 당국이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북부 지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18일 경기 양주시 백석읍 기산리에서 산사태로 옹벽이 무너지며 주택을 덮쳐 소방대원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2024.7.18/뉴스1

◇배·항공기 결항, 산사태…계속되는 피해

계속된 폭우의 영향으로 뱃길과 하늘길도 막혔다.

인천항 여객 14개 항로의 여객선 17척 중 11개 항로 13척의 운항이 현재 통제된 상태다.

또 이날 오전 8시 기준 인천공항을 오가는 국제선 항공편 1257편 중 25편이 결항했거나 결항할 예정이다. 이 중 이날 출발편 1편은 결항하고 4편은 회항했다.

전날엔 인천공항 도착편 1편이 결항하고 4편이 회항했다. 운항 계획이 있던 1188편 중 27편이 결항하고, 19편은 각 항공사 측이 사전에 취소했다.

산사태 위험 경보도 잇따르고 있다. 충북 음성군은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삼성면 지역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덕정리, 양덕리, 용성리, 용대리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이곳의 이번 장마철 누적 강수량은 710㎜에 이른다.

음성지역엔 현재 호우주의보도 발령된 상태다. 19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30~100㎜, 많은 곳은 120㎜ 이상으로 예보됐다. 삼성면에선 지난 2020년 8월에도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오전 9시 53분께 경기 파주시 문산읍에서도 폭우 속 산사태가 발생해 도로가 유실됐다. 파주 지역엔 전날 오전 0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600㎜ 안팎의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수도권과 강원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