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포기했습니다" 이틀째 열차 중단·도로 침수에 지친 시민들
경의·중앙선 1시간 운행 중단, 불편 가중
- 박대준 기자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콩나물시루 같은 열차 타고 겨우 왔더니 1시간 지각이네요”
경기북부 지역에 전날에 이어 호우특보와 함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대중교통 운행이 지연되고, 곳곳에 차량 정체가 벌어지면서 이틀 연속 지각 사태를 맞았다.
더구나 이날 경의·중앙선마저 첫 열차부터 한 시간가량 운행이 중단되면서 고양과 파주지역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전날 경험 탓에 시민들은 평소보다 일찍 경의·중앙선 열차를 타기 위해 출근길에 나섰지만, 각 역에는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는 전광판 안내문과 함께 개찰구가 굳게 닫혀 있었다.
코레일은 경기북부에 내린 폭우로 이날 오전 5시 55분부터 문산~대곡 구간의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가 1시간 만인 7시에 재개했다. 운행 재개와 함께 일부 역에서는 개찰구로 한꺼번에 몰려든 시민들이 먼저 앞줄에 서기 위해 서로 밀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마저 서행으로 운행돼 각 역사에는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유종민 씨(45·고양시 대화동)는 “30분가량 기다리다 7시를 조금 넘겨 열차를 겨우 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며 “이마저 일찍 나와 줄 맨 앞에 있었기에 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승현 씨(38·고양시 송산동)도 “경의·중앙선을 타고 출근하면서 역대 가장 많은 승객”이라며 “사람이 많아 2번 열차를 보내고 겨우 탔지만 이마저 서행한 탓에 결국 1시간 가까이 지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경의·중앙선으로 출근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속속 눈에 띄었다. 일산 중앙로 버스정류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폭우 속에서도 대기실 밖까지 줄을 서며 우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용은숙 씨(51·고양시 풍산동)는 “3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열차 대신 광역버스를 타고 출근했지만 결국 10시가 다 돼서야 회사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시민들은 경의·중앙선 대신 서울 중심부까지 30분 이상 더 소요되는 지하철 3호선을 타거나, 아예 집으로 다시 돌아와 차량을 몰고 출근하기도 했다.
여기에 아예 출근을 포기하는 시민들도 나타났다.
일산의 한 맘카페에는 “남편이 (경의·중앙선) 일산역에서 6시 열차 타고 출근하는데, 40분까지 안 와서 그냥 집으로 되돌아 왔어요. 오늘 연차를 냈대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차량을 이용해 출근길에 나선 사람들도 지각을 피하기 어려웠다.
고양시에만 이날 오전 10곳의 도로가 침수됐으며, 곳곳에서 사고까지 발생해 극심한 차량정체가 벌어졌다.
김포에 직장을 둔 김 모 씨(56)는 “일산대교에서 사고가 나면서 차량이 꼼짝도 안 해 9시가 넘어서 회사에 전화로 사정을 얘기하니 ‘오늘은 다 상황이 그러니 천천히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19일에도 경기지역에 최고 150㎜가 넘는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 사흘 연속 출근길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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