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로 '96억원' 비자금 조성 한컴 김상철 회장 구속기로

수원지법 성남지원 18일 오전 11시 김상철 회장 영장실질심사 진행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사진제공=한컴그룹)

(성남=뉴스1) 배수아 기자 =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는 김상철(71) 한글과컴퓨터 회장이 구속 기로에 섰다.

최근 김 회장의 차남도 같은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18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이날 오전 11시 김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연다.

김 회장은 '아로와나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 전반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그룹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암호화폐다.

아로와나토큰은 2021년 4월 20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처음 상장된 지 30여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1075배인 5만3800원까지 치솟아 시세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아로와나토큰 발행 개수는 5억개였다.

그러자 김 회장이 아로와나토큰을 이용해 100억 원에 가까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왔다.

현재 아로와나토큰은 상장 폐지된 상태다.

앞서 2022년부터 해당 사건을 수사해 온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같은해 10월 한컴그룹 회장실과 한컴위드 본사, 김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지난달 말 김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고, 검찰은 지난 16일 영장을 청구했다.

'아로와나토큰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의 아들 김모씨(왼쪽)와 아로와나토큰 발행 업체 대표 A씨가 1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12.1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이 사건 공범으로 먼저 기소된 김 회장의 차남이자 한컴위드 사내 이사인 김 모씨(35)는 지난 11일 성남지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또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 모 씨(48)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아로와나토큰 인출 권한을 가지고 있던 김 씨는 2021년 12월~2022년 6월 정 씨와 공모해 아로와나토큰 18000만개를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에게 매도하고 총 96억 원 상당의 수익을 낸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해당 수익금을 비트코인, 이더리움으로 바꿔 자신의 전자지갑에 보관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신용카드 대금 지급, 백화점 물품구입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한컴 그룹의 총수 아들과 자회사 대표가 일반인들의 투자금을 끌어모아 이를 유용한 형태를 고려하면 이 사건 범죄는 매우 중대하고 사회적 해악이 너무 커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