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가상화폐로 비자금 조성 혐의' 김상철 한컴 회장 구속영장 청구

경찰이 '아로와나토큰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2022.10.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성남=뉴스1) 배수아 기자 = 검찰이 계열사 임원 등과 공모해 계열사 회사의 가상자산 96억 원 상당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로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 등으로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달 11일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2022년 10월 한컴그룹 회장실과 한컴위드 본사, 김 회장 자택을 압수 수색하고 관련 수사를 벌여왔다.

김 회장은 한컴위드 사내이사 김모 씨(35)가 '아로와나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 전반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그룹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암호화폐다.

아로와나토큰은 2021년 4월 20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처음 상장된 지 30여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1075배인 5만 3800원까지 치솟아 시세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아로와나토큰 발행 개수는 5억개였다.

나아가 김 회장이 아로와나토큰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현재 아로와나토큰은 상장 폐지된 상태다.

'아로와나토큰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의 아들 김모씨(왼쪽)와 아로와나토큰 발행 업체 대표 A씨가 1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12.1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작년 12월엔 김 회장 차남인 한컴위드 사내이사 김모 씨(35)와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 씨(48)가 김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아로와나테크는 한컴그룹 자금으로 인수된 암호화폐 운용사다.

김 회장 차남 등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국내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1457만 1000여 개 매도를 의뢰, 수수료 등을 공제한 정산금 80억 3000만 원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정산금을 '이더리움' '비트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로 김 씨의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 등은 또 2022년 3월 해외 가상자산 관련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400만 개 운용과 매도를 의뢰한 후 운용수익금 15억 7000만 원 상당을 다른 암호화폐로 바꿔 김 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은 혐의도 받는다.

김 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조성한 비자금 약 96억 원을 NFT(대체불가능토큰) 구매, 주식 매입, 신용카드 대금 지급, 백화점 물품 구매 등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런 가운데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허용구)는 이달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3년을, 정 씨에겐 징역 2년 6월을 각각 선고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