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몰린 '동탄 화장실' 20대…신고인 허위사실 고백에 누명 벗었다

신고인 직접 자백…경찰, 신빙성 문제로 프로파일러 대동까지
진실 밝혀져 '무혐의'…'떳떳하면 가만히' 공분 경찰 내부감찰

ⓒ News1 김영운 기자

(화성=뉴스1) 유재규 최대호 기자 =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성범죄자로 몰렸다며 무고를 주장한 20대 남성에 대한 경찰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됐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 했었던 A 씨(20대)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사건 종결의 결정적 이유는 신고한 B씨(50대·여)가 '허위사실로 신고했다'고 자백한 데 따름이다.

A 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11분께 화성지역 소재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 내 헬스장 인근 관리사무소의 여자 화장실에서 B 씨를 몰래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는 오해를 받았다.

30여분 뒤, B 씨의 112 신고접수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이튿날 A 씨를 찾았다.

화성동탄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관 2명은 이 과정에서 A 씨에게 "학생이야? 군인이야?" "지금 나이가 몇 살이야"라고 말하는 등 반말했고 신분증을 꺼내며 손을 떨자 "천천히 꺼내도 돼. 왜 손을 떨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 없다"며 무고를 주장한 A 씨에게 "CCTV 영상이 있다"고 경찰은 반박까지 했다.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몰리게 될 상황에놓이자, A 씨는 당시 경찰과 나눈 대화 모두를 녹음하고 이를 '억울한 남자'라는 유튜브 채널명을 통해 올렸다.

특히 문제가 됐던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는 등 강압적인 어조로 말하는 경찰의 태도에 구독자 및 시청한 누리꾼들의 비난은 거세졌다.

경찰은 '엄정히 수사하겠다'는 글을 화성동탄서 게시판에 올렸지만 공분은 가시질 않았다. 경찰이 밝힌 CCTV 영상은 남녀화장실에서 외부로 나온 순서가 B 씨 다음에 A 씨라는 점에 의문이었다.

신고 당일 오후 5시 11분에 B 씨가 먼저, 2분 뒤 A 씨가 화장실로 각각 입장했지만 5시 14분 B 씨가 먼저 화장실 밖으로 나온 장면이 찍힌 것이다. 만약 A 씨가 피의자로 의심을 들게 한다면 B 씨에게 적발돼 A 씨가 신속히 도주하는 장면으로 연출돼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에 B 씨가 전날(27일) 경찰서에 직접 찾아가 "허위신고 했다"는 결정적 자백 진술도 있었다. 하지만 피해자 진술이 신빙성 없다고 판단한 경찰은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3명까지 동원해 가며 피해자 진술을 평가했다.

결국 B 씨의 허위진술이 사실임을 인정한 경찰은 사건을 무혐의 처리로 종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A 씨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던 경찰관들은 내부 감찰을 통해 처분이 내려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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