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개·고양이 11마리 학대·살해범에 고작 집행유예"…검찰 항소

바닥에 내리치고, 쓰레기봉투 유기…“죄질 극히 나빠”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자신이 입양한 개와 고양이 11마리를 잔인하게 죽인 20대에게 1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판결하자 동물보호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도 “형이 낮다”며 항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단독 이상엽 판사는 지난 20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2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과 48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입양과 임시보호 명목으로 개와 고양이를 데려온 뒤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판사는 A 씨가 동물들을 잔인하게 죽인 점을 인정하면서도 반성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더 중한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판단, 항소를 제기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지난 4월 11일 A 씨를 구속기소 한 뒤 5월 21일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A 씨가 △입양한 동물을 바닥에 내리치거나 목을 졸라 죽이는 등 범행수법이 잔인하고 △‘강아지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다’, ‘키우던 고양이가 병으로 죽어 입양하려 한다’는 등 거짓말로 원 보호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큰 점 △사체를 쓰레기봉투에 버려 유기 △마지막 범행 이후에도 추가로 입양하려 한 점을 볼 때 범행의 ‘계속성’과 ‘반복성’이 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동물권행동 카라도 이번 판결에 대해 “잔인한 범행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한 역대 최악의 동물학대 선고”라며 규탄했다. 카라 측은 1심 판결 직후 검찰에 항소요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이달 17일 “국민적 관심과 발생 사건수의 증가, 각계의 양형기준 신설 요청”을 종합해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동물학대범죄’에 대해 구체적인 양형기준을 설정하기로 결정했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