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낙탄…별일 없길 바라야지" 연천 접경 주민들 '걱정'

2014년 북한 발포 고사총탄 일부 연천 삼곶리 떨어져
"대인무기로 쉽게 도발하지 않겠지만, 걱정되긴 해"

4일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 중면행정복지센터에 위치한 북한군 발포 '고사기관총탄 낙탄지'2024.06.04./뉴스1 양희문 기자

(연천=뉴스1) 양희문 기자 = "10년 전에도 포탄이 떨어진 곳이야. 불안하긴 한데 별일 없길 바라야지."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는 민간인통제구역에서 직선거리로 겨우 7㎞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2014년 10월 10일에는 북한이 대북전단을 향해 발사한 고사기관총탄 일부가 이곳에 낙탄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군 당국이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는 등 주민들은 밤새 불안에 떨었다.

이 탓에 주민들은 남북관계가 어긋나거나 악화될 때면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으로 뉴스를 본다고 한다.

9·19 군사합의 효력이 전면 정지된 4일에도 중면 삼곶리 주민들 얼굴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중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만난 A 씨(60대)는 "북한과 관계가 나빠질 때면 불안하긴 하다. 저것 좀 봐라"며 북한 발포 고사기관총 낙탄지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2014년 당시 북한이 '대북 전단'을 향해 총격하며 총탄 일부가 이 지점에 떨어졌다는 내용의 안내판과 함께 낙탄지가 표시돼 있었다.

4일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 중면행정복지센터에 위치한 대피소.2024.06.04./뉴스1 양희문 기자

낙탄지 바로 옆에는 대피소도 있었는데, 북한 포격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삼곶리 주민들은 이곳으로 대피한다고 한다.

주민 B 씨(70대)는 "북한이 대인무기로 쉽게 도발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최근 관계가 좋지 않으니 걱정되긴 한다"고 말했다.

중면 행정복지센터도 주기적으로 대피소 점검을 실시하며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중면 관계자는 "매주 1회씩 대피소 점검을 진행하고 있고, 28사단과의 핫라인도 하루 1회씩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3500여 개의 오물풍선을 우리나라로 보내고, 지난달 29일부터 닷새간 서해상에 GPS 전파교란 공격을 시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 우리 군은 북한의 적대행위에 상응하는 대처를 할 수 있게 됐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에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로,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4일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곶리에 북한군 고사기관총탄 낙탄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2024.06.04./뉴스1 양희문 기자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