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자는 왜 죽었나"… 제2중부고속도로 교통사고 '미스터리'

승용차 2중 추돌 아닌 레커 차량 포함 3중 추돌 사고로 확인
구급대 도착 때 의식 있었던 '최초 신고자' 사망 연관성 주목

사고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 광주=뉴스1) 김기현 기자 = 최근 2명의 사망자를 낸 '제2중부고속도로 차량 추돌 사고'에 대한 경찰의 추가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최초 사고 가해자이자 신고자가 사망한 상황에서 뒤늦게 2중 추돌 사고가 아닌, '3중 추돌 사고'로 밝혀지면서다.

이에 따라 경찰은 또 한 번 발생한 사고가 사망자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지 여부 등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5일 경기 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2시 51분쯤 광주시 남한산성면 하번천리 제2중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상번천졸음쉼터 부근에서 차량 추돌 사고가 났다.

이날 사고는 아우디가 앞서가던 액티언 스포츠를 들이받으며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액티언 스포츠는 전복됐고, 아우디는 앞 범퍼 등이 크게 파손됐다.

'최초 신고자'는 아우디 운전자 A 씨(30대)였다. 여기에 아우디도 사고 지점에서 벗어나 갓길로 옮겨져 있던 상태였다고 한다. 이를 고려하면 사고 직후에도 한동안 A 씨에게 의식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액티언 스포츠 운전자 B 씨(20대) 역시 심장이 멎은 채로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A 씨 사망에 의문이 더해지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또 한 대의 차량이 이번 사고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다. 바로 '레커'다.

C 씨(30대)가 몰았던 레커는 아우디와 액티언 스포츠 간 '1차 사고'가 발생한지 20여 분 만인 새벽 3시 13분쯤 아우디 후미를 들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레커는 아우디를 견인하기 위해 현장에 갔다가 사고를 냈으며 한동안 현장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차량 충돌 부위의 파손 정도 등을 고려하면 충격이 크진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아우디와 레커 간 '2차 사고'가 A 씨 사망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경기 광주경찰서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이를 위해 경찰은 C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119 구급대원으로부터 "A 씨가 많이 고통스러워 하긴 했지만, 의식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119 구급대는 2차 사고가 발생하기 전 이미 사고 현장에 도착해 1차 사고를 수습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A 씨가 2차 사고 직전 차량 내부에 있었는지, C 씨가 어떤 경위로 사고 현장까지 왔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만약 2차 사고가 A 씨 사망과 연관이 있다고 나타날 경우, C 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될 수 있다.

다만 사고 현장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경찰 수사가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119구급차 블랙박스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는 상태"라며 "1차 사고가 컸기 때문에 (A 씨에게) 갑자기 심정지가 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가 '최초 신고자'이긴 하지만, 직접 신고한 게 아니라 차량 긴급구난 서비스에 의한 신고였을 수도 있어 확인해 봐야 한다"며 "다각적으로 수사해 봐야 정확한 경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