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공무원 잇단 사망, 화성시 팀장급 포함 올들어 벌써 6명째…왜

화성시청 소속 팀장급 공무원 차량서 사망한 채 발견
김포·양주·의정부·남양주시청 소속 직원 5명도 숨져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세상을 떠난 김포시 공무원 A 씨(39)의 노제가 지난 3월 8일 오전 6시 김포시청에서 진행, A씨의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김포시 제공) 2024.3.8 / 뉴스1 ⓒ News1 이시명 기자

(경기=뉴스1) 김기현 기자 = 최근 경기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사망 소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화성시에서도 공무원 1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오전 11시쯤 화성시 봉담읍의 한 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서 화성시청 소속 팀장급 직원 A 씨(4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을 통제하고, 시신을 수습했다. 당시 차량 내부에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나타났다. 또 메모 형태의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A 씨가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문제로 떠오른 '악성민원'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타살 등 범죄 혐의점 역시 포착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자세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3월 8일 김포시청 본관 정문 일대에는 악성민원에 시달린 끝 스스로 생을 마감한 김포시 소속 9급 공무원 A 씨(39)를 기리기 위한 근조화환이 줄지어 있었다. ⓒ News1 이시명 기자

경기지역 지자체 공무원 사망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사건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벌써 6건이나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8시 35분쯤 김포시 마산동 솔터체육공원에 주차된 차 안에선 김포시청 소속 7급 직원 B 씨(40대)가 숨져 있었다.

B 씨는 사망 전날 저녁 한 동료에게 "업무를 마치지 못하고, 먼저 가서 죄송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달 22일엔 수원시의 한 오피스텔 근처에서 양주시청 소속 9급 직원 C 씨(10대)가, 2일엔 의정부시 소재 아파트 화단에서 의정부시청 7급 직원 D 씨(30대·여)가 각각 사망했다.

C 씨와 D 씨 사망 현장에서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C 씨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곧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공무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월 20일 오전 8시쯤 하남시 망월동 미사경기장 인근에 주차된 차 안에서는 실종됐던 남양주시청 소속 9급 직원 E 씨(30대)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차 안엔 E 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놓여 있었는데, 메모엔 "업무가 많다"는 취지의 고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같은 달 5일 오후 3시 40분쯤 인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김포시청 소속 9급 직원 F 씨(30대)가 발견됐다. 그는 지난 2월 29일 김포지역의 한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를 빚자 항의성 민원을 다수 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해당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F 씨라며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가 공개됐다. 이후 F 씨를 비난하는 글과 함께 항의성 민원전화가 빗발쳤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