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가락 처럼 휘어진 철근…시흥 월곶고가교 붕괴 현장 '처참'
사고현장 주변 편도 2차선…자칫 대형사고 일어날 뻔
경기남부청, 유관기관 합동감식 "감식결과 토대 판단"
- 유재규 기자
(시흥=뉴스1) 유재규 기자 = 고가교량 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로 7명의 작업자가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현장 곳곳에는 당시 사고의 흔적들이 널려 있었다.
경기 시흥시 월곶동 월곶고가교 공사현장 일대는 2일 경찰의 유관기관 합동감식이 이뤄졌다.
공사현장 관계자들의 통제로 붕괴 지점 가까이 접근할 수 없었지만 멀리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 교각 상판, 거더(상판을 떠 받치는 보의 일종), 철근 등 각종 파손된 구조물이 그대로 널려 있었다.
철근은 엿가락 처럼 휘어졌고 구조물 사이로 삐져나온 철근은 앙상하기 그지없다. 붕괴의 당시 처참한 순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사고당시, 거덕을 상공으로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크레인도 보였다. 줄이나 무거운 자재를 끌여 올릴 때 사용되는 크레인 후크는 아직도 구조물과 결합된 채 멈춰서있다.
길이 약 55m, 높이 3m 크기의 교각 위에 설치되기로 했던 거더는 부서진 채 그대로 남아 있었고 일부 잔해들은 한 쪽으로 치우쳐 보관됐다. 얼마나 심하게 파손됐는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부서진 거덕은 한 손으로 쥘 수 있게 돌처럼 잘게 널부러져 있었다.
총 9개 거더가 설치되기로 예정됐는데 2~9번 거더는 정상적으로 교각 위에 올려졌지만 나머지 1번 거덕을 올리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 1번 거덕 가운데 부분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갑자기 부서진 것이다.
공사가 이뤄진 교각은 신천IC ↔ 시화MTV를 연결하는 구간인데 양 옆으로 각 편도 2차로로 된 도로가 바로 맞닿아 있다.
당시 사고가 일어난 시각은 오후 4시30분인데 자칫 퇴근시간과 맞물렸다면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될 뻔 했다.
다행히 2차 피해는 없었고 주변으로 민가 등 주거 환경이 아니어서 대형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사고가 있었던 지난 4월30일에는 작업 중이던 공사 관계자 7명이 다쳤고 이중 1명이 중상이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30분~낮 12시 이뤄진 합동감식에는 경기남부청 과학수사대 10명을 비롯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국토안전관리원,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31명이 투입됐다.
합동감식은 고가교량 상판의 붕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을 중점으로 뒀으며 설계도 일치여부 확인 등 전반적인 감식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은 국과수 감정결과, 관계자 조사, 관련자료 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붕괴원인 규명 등을 위해 시흥경찰서 형사1과장을 팀장으로 18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사고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사고당시 있던 목격자 및 공사시행 관계자 등 소환 조사도 벌일 방침이다.
해당 건설 시공사는 SK에코플랜트며 시행사는 한국수자원공사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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