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 "'면허 반납' 제도적 보완 필요"
인지·반응 떨어져 돌발 상황 대처 어려워
2022년 3만4652건으로 역대 최고치 기록
- 최대호 기자
(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 = 지난 25일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각 경기 양평군 양평읍 공흥리의 한 카페로 승용차가 돌진했다. 인근 삼거리에서 비보호 좌회전하던 아반떼가 직진하던 티볼리, 셀토스와 충돌한 뒤 카페로 향한 것이었다. 이 사고로 70대 아반떼 운전자와 동승자, 카페 손님, 그리고 티볼리·셀토스 탑승자 등 모두 7명이 다쳤다.
이보다 앞선 이달 23일 오전 11시 10분쯤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 용인농협 삼가지점에선 BMW 차량이 유리 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70대 운전자가 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은행 안엔 직원 7명과 손님 3명 등 총 10명이 있었으나, 다행히 이들은 다치지 않았다.
또 이달 22일엔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노인종합복지관 주차장에서 90대가 몰던 SM5가 후진 주차하던 중 70~80대 노인 4명을 덮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80대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결국 숨졌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직후인 지난 2022년엔 그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17년 2만 6713건, 2018년 3만 12건에서 2021년 3만 1841건, 2019년 3만 3239건으로 증가하다 2020년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교통량 감소의 영향으로 3만 172건(전년 대비 6.5% 감소)으로 줄었다.
그러나 2021년엔 3만 1841건으로 다시 늘었고, 2022년엔 전년 대비 8.8% 증가한 3만 4652건을 기록했다. 이는 TAAS 자료 기준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었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비고령 운전자보다 인지·반응 능력 등이 떨어져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교통사고 유발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다수 지자체에선 고령 운전자가 면허증을 반납할 경우 1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제공하는 등의 유인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그 참여율이 저조해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 역시 "고령층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제도적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미국·독일 등에선 고령의 운전면허 소지자를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운전 능력을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운행 가능 거리·시간·속도 등을 제한하고 있다. 또 노인인구가 많은 일본에선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자진 반납할 경우 은행 금리를 우대하거나 택시요금을 할인해 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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