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때문에" 이웃 택배 30개 훔친 40대 여성 90분 대치 끝 검거

베란다 난간 소동 40대女, 심장계통 이상 소진 입원치료
경찰 "안정된 후, 구속영장 신청 검토 및 상세조사 실시"

상습절도 혐의로 40대 여성이 검거된 가운데 훔친 택배에서 물건을 빼낸 후 놓여진 상자를 경찰이 발견했다.(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오산=뉴스1) 유재규 기자 = 상습절도 혐의로 오피스텔 베란다 난간에서 경찰의 대치 끝에 검거된 40대 여성의 범행동기가 '생활고'로 파악됐다.

경기 오산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검거된 A씨(40대)를 수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27일~4월15일 오산시 원동 소재 자신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에서 이웃주민의 택배물 30여개를 훔친 혐의다.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걸터앉는 등 1시간30여분 만에 검거된 A씨에 대한 기초조사에서 "생활고를 겪어서 그랬다"는 범행동기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다.

상세조사를 이어가려던 때 A씨가 가슴통증을 호소하자 병원진찰을 받게 한 경찰은 심장계통 이상에 따라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소견을 받았다. 현재 A씨는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A씨가 훔친 물건은 여성용 물품, 배달음식, 자전거, 헤드셋, 향수, 목욕용품 등으로 알려졌다. 생활고로 훔쳤다며 범행을 시인했지만 훔친 물건 가운데 고가의 물건은 되팔았는지, 자신이 필요한 용품만 선택해 훔쳤는지 등의 구체적인 조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통원 및 약물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소견이 나오면 다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라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그때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물이 자꾸 없어진다"는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후, 지난 17일 오후 2시께 A씨 자택으로 찾아갔다.

하지만 "경찰이다"라는 소리에 A씨는 현관문을 잠금장치 한 후 "들어오면 불을 지르겠다"며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흥분하며 베란다 난간에 걸터 앉기도 했다.

경찰이 A씨를 상대로 설득하는 과정에서 A씨가 이같은 돌발행동을 벌이자 위험상황을 막기 위해 경찰은 에어메트를 설치하고 소방당국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

동원된 경찰특공대 1개 팀(7명)은 아파트 옥상에 로프를 설치한 뒤, 베란다 난간에서 뛰어 내리려고 하는 A씨를 베란다 안쪽으로 밀어넣어 진압에 성공했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3시37분께 경찰에 붙잡혔다.

현관문을 부수고 A씨 자택에 들어간 경찰은 A씨가 훔친 수많은 택배물과 택배물을 뜯고 난 후 그대로 남아있는 박스들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경찰은 일부 택배회사가 물건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에게 보상했다는 신고도 접수함에 따라 A씨 범행으로 피해 여부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습절도 혐의 40대 여성이 베란다에서 뛰어 내리려 하자 경찰특공대가 진압하는 모습.(경기남부경찰청 제공)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