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당일 국힘 이겼지만 사전투표서 민주당 ‘몰표’…뒤바뀐 운명

22대 총선, 민주당 지지층 사전투표 참여비율 여전히 높아
고양시 4개 선거구 사전투표함, 1만5천~1만7천표씩 차이

1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만인당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소에서 선거 종사원들이 사전 투표함을 개함하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제22대 총선이 막을 내린 가운데 수도권 지역의 ‘사전투표’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중앙선관위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 결과 4개의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당선된 경기 고양지역의 경우 사전투표가 당락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일 당일 투표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간 격차가 거의 없었지만, 사전투표에서는 10%P 차이를 보이며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근접했다.

‘고양갑’의 경우 민주당 김성회 당선자가 45.3%(6만9617표)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한창섭 후보의 35.3%(5만4308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두 후보 간 표차는 1만5309표다. 이중 사전투표에서는 김성회 후보가 3만5951표, 한창섭 후보가 2만769표로 두 후보 간 1만5182표 차이를 보였다.

‘고양을’은 민주당 한준호 후보가 61.2%(9만7402표)로 국민의힘 장석환 후보의 37.3%(5만9375표) 득표율보다 23.9%P 앞서 당선됐다. 표차는 3만8027표다. 이중 사전투표는 한 후보가 4만9363표, 장 후보가 2만3710표로, 표차는 2만5653표다.

‘고양병’은 민주당 이기헌 후보가 득표율 54.1%(8만5134표)로 국민의힘 김종혁 후보의 45.9%(7만2332표)를 누르고 당선된 가운데 표차는 1만2802표다. 이중 사전투표에서 이기헌 후보는 4만4515표, 김종혁 후보는 2만7859표로, 표차는 1만6656표다.

마지막 ‘고양정’에서는 민주당 김영환 후보가 득표율 54.9%(8만5660표)로 국민의힘 김용태 후보의 45.1%(7만387표)를 1만5273표 앞서 당선됐다. 사전투표에서는 김영환 후보가 4만3243표, 김용태 후보가 2만6166표를 받아 표차는 1만7077표다.

이같은 결과를 보면 이들 4개 선거구 모두 투표 당일에는 여야 후보가 큰 차이 없이 표를 받은 반면, 사전투표에서는 후보 간 10%P 가까운 큰 격차로 민주당 지지표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산지역 2개 선거구인 ‘고양병’과 ‘고양정’에서는 선거 당일 투표에서는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이긴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당시 개표 과정에서 밤 11시까지 국민의힘 후보들이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 후보진영이 잔뜩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개표 막판 사전투표함이 열리면서 각 투표함마다 1000표씩 차이를 벌리기 시작하며 결국 모든 선거구에서 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A 고양시의원(민주당)은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의 표심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가운데 이번 총선도 이같은 결과를 보였다”며 “국민의힘 측에서도 이번에는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모습이었지만 결과는 30~50대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성향의 사전투표 참여가 여전히 많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