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전세사기' 추가 피해 늘어나…411명·631억 원 규모

수원지검, 동일 수법 피해자 198명·전세보증금 309억 원 추가로 밝혀내
1심 재판 관련한 피해금액도 늘어나

수원지역을 중심으로 임차인들에게 약 714억 원 상당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 정모 씨 부부가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1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경기 수원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빌라와 오피스텔 약 800채를 보유한 채 임차인들에게 수백억 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이른바 '수원전세사기' 정모 씨 일가의 여죄가 추가로 드러났다. 수백억 원의 피해금액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12일 수원지검은 정 씨 일가가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198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합계 309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발견하고 추가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현재 1심 재판 중인 정 씨 일가의 편취금액 97억 원을 추가로 밝혀내 이와 관련한 공소장 변경 신청도 했다.

애초 1심 사건의 피해자 213명 중 68명의 피해자들은 정 씨 일가와 전세 계약을 연장하면서 증액된 보증금에 대해서만 피해금액으로 인정됐는데, 이번에 기존 전세보증금까지 피해 금액으로 인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1심 재판과 관련해 정 씨 일가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람은 213명, 피해액은 총 322억 원으로 늘었다.

검찰이 이번에 추가 기소한 것까지 합하면 피해자는 총 411명, 피해금액은 631억 원에 달한다.

더불어 현재 경찰은 정 씨 일가로부터 전세금을 편취당한 피해자 100여 명에 대해 수사 중이다. 피해금액은 180억 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경기 수원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의혹'이 발생한 가운데 13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앞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수원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전세사기·깡통전세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0.1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정씨 부부는 2018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임대사업 등을 위해 법인 17개를 설립하고, 공인중개사 사무소도 3개를 직접 운영했다. 이어 2021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수원시 일대에서 개인과 법인 명의를 이용해 '무자본 갭투자'를 벌였다. 이들이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인 빌라와 오피스텔은 검찰이 최초 기소한 규모만 약 800호에 달한다.

검찰은 이들 일가족이 조직적으로 전세사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임대법인 사장, 정씨 아내는 계약 담당, 정씨 아들은 감정평가를 맡았다.

정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 다수의 건물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법인 설립 시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고, 대출금 700억원이 넘는 채무초과 상태에서 구체적인 자금관리 계획 없이 '돌려막기'로 임대를 계속했다. 또 건물 5채를 명의신탁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검찰 수사 결과 남편 정씨는 2022년 6월, 감정평가사인 아들에게 감정평가를 직접 의뢰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 C씨는 같은 건물에서 고가 거래된 특이 거래를 기준으로 감정평가를 하는 이른바 '업 감정'을 하는 등 감정평가법을 위반했다.

정씨는 또 임차인들의 보증금으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가 운영하는 임대 법인의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해 현금화하거나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현금으로 돌려받는 이른바 '깡' 수법을 써 1억원의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는다.

정 씨 일가는 1심 재판에서 사기 혐의 등 전반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피해자 214명 가운데 10여명이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없다'며 법리적으로 다퉈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정씨측은 감정평가사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업 감정'을 한 것이 실제 있는 사례를 가지고 한 것이어서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