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600조 투자' 여당 유리했던 용인갑서 민주 이상식 당선

50.22% 득표율로 43.83% 얻은 국힘 이원모에 승리
“포용·통합 정치하겠다…처인구 자존심 되살릴 것”

이상식 당선인(가운데)이 당선을 확정지은 직후 부인(오른쪽)과 함께 만세를 외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후보측 제공)

(용인=뉴스1) 김평석 기자 = 경기 용인시갑(처인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후보가 7만030표(50.22%)를 얻어 6만1995표(43.83%)를 얻는데 그친 국민의힘 이원모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개혁신당 양향자 후보는 4543표(3.21%), 무소속 우제창 후보는 3864표(2.73%)를 얻었다.

용인시갑은 정부가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등을 통해 600조원대의 투자를 약속하며 여당에 레드카펫을 깔아준 지역이다. 하지만 선거기간을 관통했던 정권심판이란 태풍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용인시갑 지역에서는 현재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고, 이동·남사읍에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이 추진되고 있다. 국가산단과 접해 있는 이동읍에 1만6000세대 규모의 산단 배후신도시도 조성된다. 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협력업체 등이 입주하는 산업단지도 다수 추진되고 있다. 이들 개발사업과 관련해 정부가 밝힌 투자규모는 600조원이 넘는다.

용인시갑은 지난 20대와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연달아 당선됐던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또 정부의 대규모 투자가 약속되면서 선거시작 전만해도 여당에 월등히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다.

선거 시작 직전 윤석열 대통령이 용인시청에서 민생토론회를 개최해 측면지원하며 이원모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20대와 21대에 당선됐던 국회의원 두 사람 모두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실형을 받으며 유권자의 표심이 상당부분 흔들린 상황에서 정권심판론마저 거세게 불면서 이상식 후보의 당선을 막지못했다.

지역 곳곳에 신규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30~40대 유입인구가 증가한 것도 보수세를 옅게 하는 요인이 됐고 공천 후유증은 여당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국민의힘은 공천경쟁 막바지에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두터운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전략공천했다.

이후 국민의힘 예비주자들 사이에서 ‘용인갑은 아무나 꽃으면 당선되는 곳이 아니다’, ‘처인구 주민을 무시했다’ 등의 반발이 나왔다. 최종 봉합되기는 했지만 조직결속은 느슨해졌다.

용인시 4개 선거구 여당 후보 모두가 선거를 처음 치르는 인물이라는 점도 선거를 주도하지 못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상식 당선인은 선거 중반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중심으로 한 부인의 탈세·재산증식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한 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수백억원대 재산가라는 도농복합지역인 용인시갑괴 다소 동떨어진 이원모 후보의 귀족적 이미지와 20억원대 SK하이닉스 주식 보유 등 이해충돌 논란 등을 부각하며 위기를 상쇄했다.

이상식 당선인은 “증오와 대립의 정치를 끝내고 포용과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 민생과 실용, 희망과 비전의 정치를 하겠다”며 “무너졌던 처인의 자부심을 되살리고 저를 지지하지 않으셨던 분들도 끌어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ad2000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