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간 남았죠?"…경기 투표 마감 1분 전까지 '유권자 행렬'
4·10 총선 사전투표 마감…경기도 29.54%, 전국 31.28% 투표율 기록
- 김기현 기자
(경기=뉴스1) 김기현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4·10 총선) 사전투표가 마무리된 6일 경기도 곳곳에서는 투표 마감 직전까지 유권자 행렬이 이어지는 등 어느 때보다 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투표 마감이 채 2분밖에 남지 않은 오후 5시 58분 경기 화성시 반월동 행정복지센터 앞 도로에는 급하게 달려오던 검은색 승용차 1대가 미끄러지듯 멈춰 섰다.
허겁지겁 차량에서 내린 한 중년 남성은 투표소로 뛰어 들어가며 관리관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아직 투표할 수 있냐"고 물었고, "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은 뒤에야 겨우 한숨을 돌렸다.
그렇게 무사히 투표를 마치고 나온 이 남성은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하마터면 투표를 못 할 뻔했다"며 웃어 보이고는 여유롭게 집으로 향했다.
반면 투표소 앞까지 왔지만, 끝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유권자도 다수 있었다.
문모 씨(28) 역시 멀리서부터 부리나케 뛰어 오후 6시 1분쯤 이곳에 도착했으나 결국 투표하는 데 실패했다. 투표 마감 시간(오후 6시)을 넘겼기 때문이다.
그는 "딱 1분 늦었는데, 조금 더 일찍 나올 걸 그랬다"면서 "본 투표일에 일정이 있어 미리 온 건데, 일정을 변경해 꼭 투표할 것"이라며 숨을 헐떡였다. 이후 한참 동안 주변을 서성이며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투표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앞선 오후 5시 50분 수원시 영통구 망포1동 행정복지센터에도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투표 마감 10분 전 관리관은 "10분 후 투표 마감됩니다. 본인 확인을 위해 미리 마스크를 벗어달라"며 소리쳐 알렸고, 유권자들은 행여 투표에 참여하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에 "아직 시간이 남은 것 아니냐"고 재차 확인하며 발길을 재촉했다.
한편에서는 간발의 차로 투표에 성공한 유권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분홍빛 벚꽃나무를 배경 삼아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이들은 투표 과정에서 손등에 미리 찍어둔 빨간색 기표 도장을 드러내는 등 다양한 포즈를 한껏 뽐내는 모습이었다.
신혼부부인 김대환 씨(37)와 그의 아내 박경아 씨(38)는 "본 투표일에 특별한 일정은 없지만, 시간 되는 김에 사전투표를 했다"며 "신혼부부인 만큼 하루빨리 집값이 안정되고, 지금보다 더 좋은 출산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홀로 목발을 짚고 온 60대 남성 한모 씨는 "운동을 하다가 다리를 다쳤는데, 그래도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에 왔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지역에서는 사전투표 기간 선거인 1159만5385명 중 342만5648명이 투표에 참여, 최종 29.54%(전국 31.2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1대 총선(23.88%) 대비 5.66%포인트(p), 2년 전 제8회 지방선거(19.06%) 대비 10.48%p 높은 수치다.
다만 20대 대선 사전투표율(33.65%)보다는 4.11%p 낮았다.
지역별로는 과천시 37.47%, 양평군 35.86%, 안양시 동안구 34.44%, 광명시 33.94%, 성남시 분당구 33.87%, 성남시 수정구 32.93%, 의왕시 32.8%, 하남시 32.8%, 용인시 수지구 32.51%, 성남시 중원구 32.24%, 가평군 31.76%, 연천군 31.16% 등의 사전투표율이 30%를 넘겼다.
반면, 오산시 24.55%, 평택시 25.46, 안산시 단원구 25.37%, 안산시 상록구 25.61%, 파주시 26.72%, 부천시 오정구 26.85% 등은 20% 중반대를 기록했다.
이번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유권자는 오는 10일 오전 6시~오후 6시 지정된 투표 장소에서 투표하면 된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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