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엘베 강간상해' 20대, 항소심서도 징역 8년
-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지난해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모르는 여성을 상대로 강간상해를 저지른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김민기 김종우 박광서)는 3일 A 씨의 강간상해 등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A 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아울러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달 6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원심 구형과 같은 징역 21년 6개월에,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양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이를 존중해야 한다"며 "피고인과 검찰이 항소 이유로 주장한 여러 사정들을 감안해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또 피고인의 경우에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부착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 했다고 본다"며 "따라서 이 부분이 법리오해라는 검찰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행 전자장치부착법은 △성폭력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형 집행 종료 이후 10년 이내에 재범한 경우 △성폭력 범죄를 2회 이상 범해 습벽이 인정된 경우 △19세 미만의 사람을 대상으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경우 △성폭력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검사가 전자장치 부착을 법원에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7월 5일 낮 12시 30분쯤 의왕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20대 여성 B 씨를 주먹과 발로 여러 차례 때린 뒤 비상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폭행 과정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자 B 씨의 머리채를 잡은 채 끌고 내려 아파트 비상계단으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B 씨 비명을 들은 다른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 B 씨는 A 씨의 범행으로 늑골 다발골절 등 전치 3주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었다.
이 밖에 A 씨는 구속 이후 유치장에서 경찰관이 보고 있는 가운데 자위행위를 하며 "강간당하고 싶냐"고 고함친 혐의(공연음란)도 받았다. 또 경찰서 유치장 기물을 파손(공용물건손상미수)하고, 수갑을 채우려는 경찰관들을 입으로 물려고 한 혐의(공무집행방해)도 있다.
A 씨는 지난해 9월 열린 1심 재판에서 "군대에 가지 않는 여성에 대한 불만을 평소에 갖고 있다가 범행을 저질러야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범행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었다.
1심 재판부는 과거 A 씨의 성범죄 전력을 언급하며 "정신적 질환이 발현됐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고, 다른 심신장애 사유가 경합됐다고 볼 자료도 없다"며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그러나 양형부당을 이유로 즉각 항소했다. 징역 8년은 구형량(징역 21년 6월)의 1/3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A 씨 역시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kk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