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조 '확'" vs "독주 저지" 여야 표심잡기 불붙었다(종합)

"무도한 정권을 심판해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합니다!"

"반드시 승리해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를 막겠습니다!"

(전국=뉴스1) 김기현 최일 강교현 한귀섭 남승렬 기자 =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전국 곳곳에서 출사표를 던진 각 당 국회의원 후보들이 일제히 필승을 다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28일 오전 7시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장안구청 사거리에서 수원갑에 출마한 국힘 김현준 국회의원 후보(55)와 캠프 관계자들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2024.3.28/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격전지 수원' 국힘 "민주당 독주, 꼭 막겠다"

이날 오전 6시 30분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장안구청 사거리에는 수원갑에 출마한 국힘 김현준 국회의원 후보(55) 캠프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국힘 대표색상인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인 바탕에 '정치꾼 말고 일꾼' '장안구의 클라스가 달라집니다' '경제에 강하다'는 문구가 새겨진 선거 유세차량도 등장했다.

마찬가지로 빨간색 모자와 마스크, 재킷을 착용한 김 후보 배우자를 포함한 캠프 관계자 40여 명은 각자 피켓을 들고 구역별로 흩어져 대열을 정비하는 데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이후 선거 유세차량에서 '국힘 제22대 총선 정당 로고송'이 흘러나왔고, 김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음악에 맞춰 피켓을 흔들거나 지나가는 차량과 시민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선거 유세차량에 올라탄 김 후보는 출근길 시민을 향해 "안녕하세요. 시민 여러분. 기호 2번 김현준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연신 목청을 높였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병 국힘 방문규 후보(62) 역시 화서역과 수원역 일대에서 캠프 관계자 50여 명과 함께 선거유세에 나섰다.

수원역 4번 출구 앞에서는 시민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기호 2번 방문규입니다. 꼭 이기겠습니다"라고 본선 승리의 의지를 다졌다.

방 후보는 또 "10여년의 민주당의 독주가 수원, 그리고 팔달을 거덜냈다"며 "비전도, 능력도 없는 정치로는 수원과 팔달의 젊은이들이 꿈과 미래를 그릴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일할 줄 아는 방문규, 수원 팔달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여러분과 저 방문규가 함께하는 지금부터 팔달의 놀라운 변화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대전 서구 보라매네거리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2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서는 "무도한 정권 심판해 국정 기조 바꿔야"

4·10 총선을 통해 4선 고지에 오르려는 대전서구을 민주당 박범계 후보(60) 역시 이날 둔산동 정부청사역네거리에서 첫 유세를 했다.

'오 영원한 친구~ 박범계! 오 충청의 희망~ 박범계!'라는 가사가 들어간 노랫소리 속 박 후보는 우의도 입지 않은 채 비를 맞으며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여 또 한 번의 신임을 호소했다.

박 후보는 "절박하다"며 "제 개인의 당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도한 정권을 심판해 국정의 기조를 바꾸도록 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내리는 이 비가 무너져 내리는 나라를 구하는 비가 되길 바란다"며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시민들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듯 그저 형형색색 우산을 쓴 채 무심한 표정으로 유세 현장을 지나가기 바빠 보였다.

한 20대 여성 유권자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걸 알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몰랐다. 선거엔 관심이 없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 역시 "정치는 잘 모른다"며 "신나는 노래가 나오니 그냥 좋다"고 전했다.

특히 중년의 한 남성 유권자는 "선거 때면 으레 하는 거 아니냐. 시끄럽다"며 "여든, 야든 거기서 거기"라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앞 등대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4·10 총선 출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강원·전북·대구 등 지역 곳곳서도 선거전 '치열'

강원 수부 도시이자 '정치 1번지'에 출마한 춘천갑 선거구의 후보자들은 주요 사거리에서 지나다니는 차량 운전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손을 흔들며 '1표'를 호소했다.

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 민주당 허영 후보(54)는 이날 시·도의원들과 함께 춘천시 퇴계동 퇴계사거리에서 유세에 나섰다.

파란색 옷을 입은 허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은 5~6명씩 맞춰 서서 허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선거송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허 후보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국힘 김혜란 후보(47)도 춘천시 조양동 중앙로터리를 첫 유세장으로 택해 당 소속 시·도의원들과 함께 나왔다.

김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은 빨간색 옷을 입고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로고송에 맞춰 '기호 2번'을 뜻하는 손가락 2개를 펼쳐 보였다.

전북 전주시갑 민주당 김윤덕 후보(57)도 완산구 중화산동 선너머 사거리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비슷한 시각 김 후보 상대인 국힘 양정무 후보(59)는 완산구 평화동 꽃밭정이 사거리에서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이 밖에 5·18 폄훼 발언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구 중구남구 도태우 후보(54)는 오전 7시부터 남구 대명동 명덕네거리에서 보수 표심을 공략했다.

동시에 2㎞가량 떨어진 계명네거리에서는 도 후보의 상대 국힘 김기웅 후보(62)가, 반월당네거리에서는 민주당 허소 후보(54)가 각각 출정식을 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2024.3.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내달 9일까지 '공식 선거 운동'…각 정당 전략 통할까

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이날 0시부터 시작됐다. 공식 선거운동은 4·10 총선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 진행할 수 있다. 선거운동에는 △인쇄물·시설물 △공개장소 연설·대담 △언론매체·정보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다.

거대 여야정당 지도부는 나란히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국힘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비대위원장은 이날 0시에 맞춰 국내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선거전에 나섰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대파와 사과 등 농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민주당은 수도권과 낙동강벨트 표심을 동시에 노린다. 이재명 대표는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한 뒤 전국 각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이 밖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0시에 맞춰 부산역 앞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데 이어 오전에는 해운대구 동백섬 등대 앞에서 '검찰독재·조기종식' 출정식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개혁신당에서는 이주영·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이 0시 영등포소방서 격려 방문으로 유세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남양주갑·을 집중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녹색정의당은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일정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고, '민생·안전'를 공약한 새로운미래는 국힘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선거전에 나섰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모두 선거법을 준수했으면 한다"며 "정당과 후보자는 정책으로 정정당당히 경쟁해달라"고 당부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