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상류, 자연·생태문화 즐길 수 있도록 관리 가능한 개발 유도”

[인터뷰] 김동구 한강유역환경청장
“상·하류 통합 거버넌스 구축 등 한강수계 상생방안 지속 모색”

김동구 한강유역환경청장ⓒ News1 김평석 기자

(하남=뉴스1) 김평석 기자 = 김동구 한강유역환경청장은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강수계 상류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연과 생태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오염물질 나오지 않으면서 관리가 가능한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의날(22일)과 한강수계법 제정·한강유역환경청(한강청) 개청 25주년을 맞아 지난 20일 집무실에서 만난 김동구 청장은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서 환경부에 건의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물관리위원회 전문가와 한강 상·하류 지역 거버넌스 등이 참여하는 포럼도 개최해 현장의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4일 취임한 그는 지난 6개월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정책업무만 하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업무가 다양하고 2600만 수도권 주민과 직접 관련된 환경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종합행정을 하는 곳이 한강청이다. 국민과의 접점을 잘 찾아야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고 답했다.

한강청은 22일 물의날을 맞아 경기 양평군 수풀로에서 한강수계 7개 지자체, 환경관린 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 어린이 그림대회, 유공자 표창 등 행사를 개최했다.

김동구 한강청장(가운데)이 지난 2월 1일 이천 SK하이닉스를 방문해 반도체 생산공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한강청 제공).

다음은 감동구 청장과의 일문일답.

-1999년 제정된 한강수계법이 가진 의의와 법을 근거로 그동안 해 온 역할은.

▶수계법이 제정되며 정부와 지자체, 주민이 함께 하는 거버넌스 형태의 유역관리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를 통해 하류 주민이 납부한 물이용부담금을 상류지역 주민지원과 수질개선에 투자, 상·하류 상생의 정신을 구현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또 팔당호 수질 개선을 위한 수변구역을 설정해 오염 예방대책을 강구하고, 지자체별 오염총량관리제를 도입하는 등 효과적인 상수원 관리 정책을 추진하는 기반이 됐다. 거버넌스를 통한 유역관리 정책의 결실로 지난 2022년 팔당호 수질이 1급수가 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상류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구상하고 있는 상생방안이 있다면.

▶수질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상류지역 주민에게 도움이 되고 상하류가 윈윈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한강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식수원을 보호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이지만 개발 압력을 무조건 거부할 수는 없다.

기존 정책의 연장선 속에서 신규 기술 적용 등을 통해 한강 주변이 자연과 문화·생태를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유도할 생각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오염불질 발생하지 않는 산업, 첨단산업,, 지식산업 등에는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서 환경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한강수계기금도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지속적으로 소득을 창출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한강청 개청과 수계법 제정 25주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일은.

▶상하류 주민이 참여하는 통합 거버넌스와 국가물관리위원회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포럼 등 논의창구를 마련할 생각이다. 여기서 나온 현안이나 개선 사항 등을 환경부에 건의하고 상하류 주민과 수도권 주민들이 상생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또 지난 25년 동안 거둔 성과와 주요 아젠다에 대해 논의하고 국제 물 포럼 및 행사를 활용해 지난 25년 간의 유역관리 성과 등을 공유하려 한다.

김동구 한강청장(청록색 상의)이 지난 13일 동두천시의 한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관계자들에게 소각시설의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며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한강청 제공)

-한강청이 가진 물 관리 비전과 미션은.

▶기후위기 시대에도 수도권 주민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미래세대까지 안전한 물 환경 보전’이라는 비전을 갖고 한강청을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예측을 통한 맛냄새물질(2-MIB, 지오스민) 발생 예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정수장 기술지원을 통해 먹는 물의 안전과 사고예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목감천 정비, 토사 준설 등 홍수방어능력 확보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사업은.

▶수도권 환경관리의 최전선에서 수질·안전·순환자원 등 여러 환경정책들이 이해관계자와 주민들에게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에는 한강 상·하류 통합거버넌스 구성, 하천공사 스마트 안전관리 도입, 순환자원 인정제도 운영방식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취임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이 있다면.

▶지난 1월 10일 경기 화성시의 한 업체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다. 당시 화재 진화과정에서 화학물질이 섞인 소화용수가 인근 관리천으로 유입되는 오염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62일 동안 환경부와 한강청, 경기도, 화성시, 평택시, 한국환경공단 등 6개 기관 연인원 7240명이 동원되어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관리천을 정상화 하기 위해 힘을 모은 결과 별다른 추가 피해없이 사고를 마무리했다.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하면 안 되겠지만 이번 사고는 사고 이후 대응능력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수도권 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 도시화로 인한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와 물 부족, 수질 악화, 수생태계 변화 등이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이런 기후변화에 따른 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자체 등과 협력해 물 관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주민들께서도 물의날을 맞아 물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기후위기시대 대응을 위한 물 절약 실천 등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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