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 이화영, 1심 마무리 되나…다음 기일 피고인 신문

통상 피고인 신문 후 검찰 구형, 피고인 측 최후 변론
검찰, 공소장 변경 신청…자금 수수 주체 '조선아태위'→'조선노동당'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방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부지사는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초청으로 방북했으며 북측 고위 관계자와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대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2018.10.2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1심 재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의 변론이 마무리에 들어갔다.

12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특가법상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57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19일에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하기로 했다.

통상 피고인 신문 절차가 이뤄지면, 이후에는 검찰의 구형과 피고인 측 최후변론 절차가 남는다.

이 전 부지사측 김현철 변호사는 "피고인과 소통이 필요하다"면서 "오는 19일이 아닌 이후 기일에 변호인 신문을 하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같은 기일에 하자"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검찰측 서증조사에 대한 변호인 의견 제시도 매듭지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가 당시 경기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 대북송금'을 보고했다는 검찰에서의 진술은 '검찰의 회유와 압박' 때문이라고 재차 밝혔다.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날짜는 2019년 7월 29일 오전이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는 당시 피의자 신문에 함께 입회한 변호사에게 2019년 7월 중 이재명 지사에게 일정이 있는 날을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변호사가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날을 알려준 것"이라면서 "이는 나중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재명 지사의 알리바이가 증명되는 때로 보고 일자를 특정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2019년 7월 29일 이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토론회에 참석했던 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당시 검사는 '이재명 대북송금 조작사건'이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해 들떠 있었고 피고인에게 파티를 하자고 했다"고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이는 피고인 이화영이 검찰의 회유에 동조해 허위진술을 하게 되었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나중에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에선 기획재정부 직원과 한국은행 직원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검찰은 앞서 이 전 부지사측이 기재부에 사실조회 신청을 해 '북한 측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는 금융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기재부의 답변에 대한 근거를 들어보겠다며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 검찰은 재판부에 "명확하게 하겠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이 사건의 실질적인 자금 거래 수수 주체가 조선아태위가 아닌 '조선노동당'이라는 취지다.

검찰 측은 "기존 검찰 주장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공소장에도 대상자를 조선노동당 리호남이라고 해놨기 때문에 형식적인 것만 조선 아태위를 내세운 것"이라며 "명확하게 하자는 의미에서 공소장을 변경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변호인 의견을 달라고 주문했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800만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하고 북한 측 조선 아태위와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인사에게 전달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외화 3만달러를 초과하는 지급수단을 국외로 가져갈 경우 사전 신고하지 않은 점 △금융제재 대상자에게 자금을 지급할 경우 사전 허가 받지 않은 점 등이 위반 사항이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