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달리는 도로 위 '폭탄' 하나도 안 변해…곳곳에 불법개조·과적재 화물차

(평택=뉴스1) 유재규 김기현 기자 = "불법적재 차량입니다. 갓길로 빠지세요"

화물차량 과적재 및 불법개조 단속이 이뤄진 7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서평택톨게이트일대. 경찰이 차량 불법개조 차량을 운행한 A 씨(70대)를 현장에서 적발했다.

평택 포승공단에서 개인명의 차량을 몰고 온 A 씨는 물품적재장치임의변경으로 경찰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어릴 때부터 화물차를 몰았다"고 주장한 A 씨는 차량 화물칸에 없는 판넬을 양 옆으로 세워 운행을 지속해왔다. 상단으로 물품을 더 쌓아 적재하려고 개조했다는 것이다.

자동차종합검사가 있던 지난해 11월에는 불법 개조물을 없애는 등 편법으로 차량을 몰고 다녔지만 이날은 경찰 단속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A 씨에게 경찰은 "스스로 개조물을 탈부착 했다는 것이 본인도 잘못이라고 아니까 종합검사 때 그런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결국 A 씨는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 됐으며 불법 개조물인 판넬은 추후 납품할 것을 고지 받았다.

차량을 불법 개조했음에도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발생했다.

15톤 탁송 화물차를 운행하는 B 씨(40대)가 단속된 내용은 안전잠금 미장치로 확인됐다. 차량을 탁송할 때 접이식 철제물의 판을 위로 고정, 운행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용접해 내려오게끔 불법개조 한 것이다.

이 때문에 B 씨 차량은 뒷축 중심부터 후방부분까지 허용치인 2225㎜를 어긴 3400㎜로 파악됐다. 여기에 B 씨의 후면 번호판에는 케이블타이로 가로막아 잘 보이지 않게 하고 불도 들어오지 않은 점까지 추가로 발견됐다.

B 씨 역시,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 조치됐다.

서평택톨게이트에서 이뤄진 화물차량 과적 단속에 앞서 고속도로 운행 간 단속도 시행됐다. 고속도로에서 실시한 단속 역시, 육안 상으로 쉽게 확인되는 과적재 및 불법개조 화물차와 지정차로 위반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구간은 평택방면 기준으로 평택제천, 서해안선 등 2곳이다.

평택제천고속도로를 운행하던 C 씨(60대)는 1톤트럭 화물칸에 사다리를 줄로 결박하지 않고 운행하다 단속에 걸렸다. 그대로 도로에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험한 상태로 그냥 화물칸에 방치한 것이다.

벌점 15점에 범칙금 4만원이라는 고속도로순찰대원의 말을 들은 C 씨는 화들짝 놀라며 "사고만 안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단속 중"이라는 경찰의 설명에도 "벌점 몇 번 받으면 금방 30~40점 된다. 차량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인데 운행을 못하면 어떡하냐"고 따졌다. 경찰과 한창 실랑이를 벌이던 C 씨는 결국 사다리를 줄로 결속한 뒤, 운전대를 잡고 자리를 떴다.

화물차의 경우, 차종용도를 표기하는 번호판 맨 앞자리에 8~9로 시작한다. 화물차는 고속도로 하위차선 중 2개 차선을 달려야 하는데 평택제천고속도로의 경우는 총 3차선이다. 따라서 1차로에서 화물차 운행은 위반이다.

암행순찰 차량 앞으로 1차로를 그대로 주행한 다마스와 활어운송차량 차주에게 경찰은 각각 벌점 10점과 범칙금 4만원을 부과했다. 이들 차주는 "급해서" "앞 차량이 너무 느려서"라는 등의 변명을 앞세웠다.

이날 고속도로 이동 간 및 계근대에서 이뤄진 화물차 과적재 및 불법개조 단속에는 경기남부경찰청 주관으로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참여했다.

지난 4~7일 오후 4시 실시된 특별단속 가운데 경기남부 지역에서 적재불량 25건, 정비불량 7건 등 총 32건 화물차가 적발됐다. 같은 시일을 기준으로 전국은 147건(적재불량 107건, 정비불량 40건) 등이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