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교육계 갈등 우려 ‘학교급식실 조례’ 일단 멈춤

‘관리주체 불분명’ 등 반발에 도의회에 안건 제출안해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자료사진)/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경기지역 학교급식 종사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추진되던 조례안이 경기도의회 2월 임시회에서는 다뤄지지 않게 됐다.

‘소방시설 관리주체 불분명’ 등의 이유로 업무 떠넘기기를 우려한 이들의 반대가 극심해 면밀한 의견수렴을 다시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15일 도의회에 따르면 김옥순 의원(민주·비례)은 검진비 지원·공기정화장치 설치·대체인력 활용방안 마련, 소방시설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경기도교육청 안전한 급식실 환경 조성 및 지원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1월 25일부터 31일까지였다.

조례안은 ‘급식환경 개선’(제5조) 사항으로 △급식실 위치는 지상 1층에 설치 △급식관리실과 휴게실은 조리실을 통하지 않고 출입이 가능한 외부공간에 설치하되 외부로 통하는 환기시설을 갖출 것 △급식시설의 배전반은 조리실 입구에 설치할 것 등을 규정했다.

또 ‘급식종사자 배치 및 처우’(제10조)를 통해 △급식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연가·병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대체인력 활용 등 처우개선 방안 마련 △산업재해자를 급식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급식종사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좋은 취지이지만 조례안의 일부 내용을 두고 입법예고 기간에 2000건이 넘는 반대 의견이 쇄도함에 따라 결국 2월 임시회 안건으로 제출하지는 않았다.

구체적인 반대 사례를 보면 ‘소방시설 설치’(제7조)는 ‘소방시설의 유지·관리에 필요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위탁이 안 되는 부분은 우리가 맡는 것 아니냐. 업무 떠넘기기가 우려된다”는 반발이 있었다.

이밖에 “환경 개선은 원하면서 업무는 다른 직렬이 하고, 책임은 없이 밥만 하겠다고 하면 외부용역과 다를 게 뭔가” “(급식종사자와 교육행정직 간) 갈등을 유발한다” “학교 실정을 무시한 편향적인 조례안이다” “반대한다. 급식 위탁사업 추진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도의회 관계자는 “(교육행정직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반대 의견이 많이 있어서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의견을 듣기 위해 2월 임시회에 조례안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숙의의 시간을 가진 후 4월 임시회에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의회는 16일부터 29일까지 제373회 임시회를 열어 도정 및 교육행정 질문, 교섭단체 대표의원 연설, 대집행부 질문, 조례안 등 안건 처리 후 폐회할 예정이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