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식사 막는다” 용인시, 모든 아파트에 화재대피 ‘안내생명선’ 설치

피난안내 테이프, 옥상 안내표지, 경로 이탈방지 펜스 3종
추경 통해 상반기 1억600여만원 확보…모든 학교에도 설치

이상일 시장이 1일 열린 안전 문화살롱 회의에서 옥상 화재대피에 대해 논의하고 있.(용인시 제공)

(용인=뉴스1) 김평석 기자 =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를 피하려 옥상으로 가려 헀지만 문을 찾지 못하고 연기 때문에 생명을 잃을 위험이 있다면?

지난 2020년 경기 군포시이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피하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던 주민이 옥상으로 연결되는 문을 지나쳐 엘리베이터 기계관리실인 권상기실 앞으로 갔다가 숨졌다. 이 아파트 가장 높은 곳엔 권상기실이 있었고, 옥상으로 향하는 문은 그 아래층에 있었다. 당시 이 아파트엔 옥상으로 나가는 문을 안내하는 표식이 없었고, 아파트 구조를 모른 주민이 대피하려 했지만 옥상을 찾지못해 사망했다.

용인특례시가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관내 모든 아파트와 초중고에 옥상으로 대피할 수 있는 문의 위치를 알리는 표지를 붙이기로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1일 오후 용인소방서 소회의실에서 ‘용인시 안전문화살롱’을 열고 안기승 용인소방서장의 제안에 따라 옥상대피 표지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올해 상반기 추경을 통해 필요 예산 1억600만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상일 시장은 “시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로 판단된다. 용인의 모든 아파트에 '화재대피 문' 표지를 옥상으로 나가는 문에 붙이고, '화재대피 문'을 안내하는 화살표 스티커도 붙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일 용인소방서 소회의실에서 열린 '용인시 안전 문화 살롱' 회의에 앞서 이상일 용인시장 등 참석자들이 경북 문경에서 발생한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용인시 제공)

현재 용인에는 공동주택이 총 812단지 4840동 7623라인이 있지만 피난안내 테이프는 1762곳에만 부착돼 있고 5861곳(76.9%)은 아직 없는 상태다.

비상구임을 알려주는 옥상출입문 안내표지도 5133곳에만 부착돼 있고, 2490곳(32.7%)엔 없다.

권상기실 등 비상구가 아닌 곳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피난경로 이탈방지 펜스는 대상지인 5765곳 가운데 603곳을 제외한 5162곳(89.5%)에 설치돼 있지 않다.

용인시는 지역 내 185개 초‧중‧고교에도 옥상피난 안내표지를 설치할 방침이다.

용인시 안전문화살롱은 시장, 경찰서장, 소방서장, 교육지원청 교육장이 매달 정례적으로 모여 시민의 안전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운영되고 있는 회의체다.

이날 회의엔 이상일 시장, 안기승 용인소방서장, 김경진 용인동부경찰서장, 이종길 용인서부경찰서장, 김희정 용인교육지원청교육장과 해당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경북 문경에서 화재 진압 중 순직한 두 소방관에 대한 추모묵념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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