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덕 남양주시장 "다산 선생님이라면 어떤 선택 했을까 자문"

[인터뷰] "1000원 단위 기부자, 2만여명…모두 디지털화"
"100만 자족도시로 도약하는 게 남양주의 미래"

주광덕 남양주시장

(남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국회의원보다 시장직이 더 어렵다. 시민들의 일생생활에 직접 연결된 직책이라 더욱 사려 깊은 선택과 결정을 요한다. 균형감과 형평성의 덕목을 잃지 않기 위해 매사 노력해야 한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최근 시청사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예년보다 더 탐독하면서 선생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주 시장은 과거 국회의원을 두 번 지냈다. 18대 국회에서는 구리시, 20대 국회에서는 남양주 병(다산·금곡·와부 등)을 지역구로 활동했다. 민선8기 남양주시장으로 취임하고 1년6개월이 흐른 시점에서 그는 “국회의원보다 시장이 어렵다”고는 말했지만, 전년보다 한층 심도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3기 왕숙신도시 착공을 기화로 남양주를 중심으로 수도권 동부권역의 광역교통망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 정치권과 정부 부처의 폭 넓은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십분 활용해 지하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조속 착공, 수석대교의 차질 없는 추진 등을 점검했다.

주 시장은 교통·경제·교육·복지·문화·행정의 6대 분야에서 지난 1년6개월여간 다져온 주요 성과들을 되짚으면서,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인구 100만 메가시티와 미래형 자족도시의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마부작침(磨斧作針)의 마음으로 가시적인 성과들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년6개월간 시장직을 수행해온 소감은?

▶국회의원보다 시장직이 어렵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 비해 시장은 시민들의 삶에 일상에 가까이 있다. 그럴수록 더 자제할 것도 많고 과감하게 결단할 것도 많다. 균형감·형평성 덕목을 잃지 않아야 한다.

'남양주의 상징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정약용 선생의 말씀이 늘상 떠오른다. 목민심서 통해 관리로 부임해 갔을 때 의전 어떻게 해야 하고, 짐 꾸리는 것부터 과하지 않아야 하고 등 백성들에게 피해나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목민심서 초반의 유훈이 시정에 자주 오버랩 된다.

예컨대 어떤 결정의 기로에 있거나 선택이 안 될 때, 또는 문제 해결의 난맥상이 있을 때, 다산 선생님이라면 이 경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하곤 한다. 다산 선생님의 가르침이 시정을 수행하는 데 하나의 큰 교훈·기준·표준이 된다. 감사한 마음이다.

목민심서 속 목민관의 자세를 떠올리면서 정책과 예산을 집행하고,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에 대한 긍휼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되새긴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뉴스1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

-조직개편으로 올해부터 새로운 체계로 시정을 운영한다. 구체적 운영 방안은?

▶민선1기 당시 24만에서 민선8기 74만명으로 남양주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자족도시로 면모를 갖추지 못한 도시라는 점이다. 권역 내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다. 각종 규제가 많은 상황에서는 도시첨단 산업단지가 들어오고, 미래 산업을 리드할 수 있는 글로벌기업, 앵커기업이 들어와야 한다.

내가 취임하고 1년6개월간 잘한 일은 신도시에 첨단산업단지 70㎡를 50만㎡ 늘려 120만㎡로 확보했다. GTX와 9호선이 만나는 부분을 확보했다.

앞으로 100만 도시 자족도시로 도약하는 남양주의 미래를 위해 조직개편을 했고, 미래도시추진단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10년, 20년 후의 상황에서도 자족기능을 잃지 않는 미래형 자족도시를 만들기 위한 밑그림의 일환이다.

신청사 조성을 추진하는 것은 100만 도시에 필요한 행정수요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소통플랫폼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복합청사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대한민국 행정청사의 개념을 한차원 끌어올리고, 메가시티에 필요한 실행 능력을 갖춘 총괄타워를 꾸릴 것이다. 신청사는 빠르면 2030년부터 조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민선8기 들어 남양주시 기부문화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비결은?

▶민선1~7기 27년간 1억 이상 고액기부자가 9명이었는데, 민선8기 1년6개월간 50명으로 늘어났다. 시청 광장 사랑의 온도탑은 150도로 이는 15억의 기부금이 모였다는 뜻이다.

비단 고액기부자 뿐만 아니라 소액기부자들의 마음도 똑같이 소중하다. 남양주형 아너소사이어티로, 키오스크를 통해 인증샷도 남길 수 있게 했다. 1000원 단위 기부자가 2만여명으로 이들 모두 디지털화했다. 자신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검색하면 기부경력을 확인할 수 있다.

기부 후 시청사 내부에 있는 명예의 전당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으면서 보람과 기쁨을 찾아가는 것이다. 기존의 무겁고 거룩한 기부문화에서 일상 속 재미있고 즐겁게 인증샷을 남기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기부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것이 남양주 사랑의 온도가 높아진 원천이다.

-지하철 연장 등 교통대책은 어떠한가?

▶별내선(8호선 연장)의 오는 6월 개통은 물론이고 개통 후에도 시민 이용에 불편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별내선 개통 준비단(단장 교통국장)을 지난 15일부터 운영 중이다. 지하철 이용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출·퇴근시간을 고려한 연계버스 노선 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9호선 남양주 연장(강동하남남양주선)은 왕숙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핵심사업이며 2025년 착공을 목표 삼았다. 지난해 8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관련 현안을 논의하면서 적극적인 협조와 행정지원을 요청했다. 현재 2022년 6월 착수된 기본계획 수립이 진행 중이고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 수소도시와 자원순환종합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방향과 진행 상황은?

▶국토교통부 주관 수소도시 조성 시범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463억원 중 323억원의 외부재원을 확보했다. 이달 중순에는 LH와 ‘남양주 수소도시 조성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남양주 수소도시는 3기 신도시 최초로 왕숙 2지구에 조성될 예정이다. 시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수소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향후 조성되는 자원순환단지에서 발생하는 바이오 가스 등을 이용해 하루 평균 5톤(연간 1650톤)의 친환경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설비가 구축된다. 생상된 수소는 5㎞이상의 공급 배관 등 시설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공공시설, 왕숙지구 내 수소 충전소 3곳 등에 공급한다. 환경부 지원을 통해 수소버스, 수소청소차를 도입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수소 통합운영 안전관리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자원순환종합단지는 왕숙2지구 인근에 4000여억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며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등 미래형 복합 의료타운, 경기도 의료원 추진 상황은?

▶상급종합병원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질 필수시설이자 지역특화발전을 이끌 중요한 앵커시설이다. 향후 100만 시민을 위한 양질의 의료서비스·응급의료체계 구축 등 지역완결형 의료서비스다.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이끌기 위해 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중이다. 호평동 백봉지구(종합의료시설 용지 3만3800㎡)는 이미 주변 연계 도로가 잘 갖춰져 있고, 토지 무상 사용이 가능해 매입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 등이 장점이다. 지난해 백봉지구 경기도의료원 유치 TF팀을 구성해 의료원 입지 선정 공모에 대비하고 있다.

주광덕 남양주시장

-올해 정약용 브랜드를 강화하기로 했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지?

▶다산 정약용 선생은 남양주에서 태어났고 생을 마감했다. 조안면 능내리에는 그의 묘소와 생가가 있다. 지금도 전국의 수많은 공직자와 국민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념인물인 정약용 선생의 애민정신과 실사구시 등을 가슴에 새기기 위해 남양주를 찾아오고 있으며, 우리의 미래세대들도 그러할 것이다.

남양주시를 다산 정약용의 도시로 완벽하게 브랜딩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를 넘어 현재, 미래적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 그의 정신을 잇고 발전시켜 나가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유당 야행, 인문 토크 등 일상적인 문화 콘텐츠를 확대하고, 올해 중 온라인 정약용아카데미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조안면 능내리의 다산생태공원(16만7500㎡)에 대해 지방정원 등록을 추진한다. 1986년부터 작년까지 37회의 정약용문화제가 개최됐다. 정약용문화제를 역사와 문화, 사람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