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지났어도 눈썹 그대로"…영아시신 2구 친모, 징역 15년 구형(종합)

출산 임박에 구치소 측, 재판부에 구속집행정지 요청
변호인 "사실관계 인정, 살인죄 아냐"…2월8일 선고

영아 2명을 살해하고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친모 A씨가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이를 출산해 살해한 뒤, 이를 검은봉지에 담아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소재 자신의 거주지 아파트 냉장고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3.6.3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영아 2명을 살해하고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친모에게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황인성)는 18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친모 고모씨(30대)에 대한 변론을 종결했다.

검찰은 이날 최종 의견진술을 통해 "본건은 친모가 아이 2명을 출산한 후 목졸라 살해하고 주거지 내 냉장고에 5년 동안 은닉하는 충격적이고 인격성 상실인 사건이다"라며 "분만직후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려우며 특히 범행 후, 남편과 인터넷 유머를 하거나 정상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날 정신감정 전문의로부터 회신된 고씨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서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회신된 정신감정 결과서는 '주산기에 동반되는 우울증을 가진 것으로 보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현실검증 능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증상은 범행 당시나 입원 생활에 하던 중에 보인 것은 드물었다'고 기재했다.

이를 두고 검찰은 "(심신미약 관련) 치료를 받거나 판정받은 바 없고 육아하면서 생활을 하는 등 별다른 문제를 일으킨 적 없다"며 "환청, 망상에 따른 원인이 범행을 초래했다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 또 우울증이 있다 하더라도 의사결정을 하기에 미약한 상태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아이가 있는 부검실을 찾았을 때 5년이 지났음에도 아이들 눈썹에는 아직도 얼음이 맺혀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 이름 한 번 불려보지 못하고 냉장고에서 최후를 맞이했다"고 덧붙였다.

고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을 통해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 법리를 다투고 있으며 또 고씨가 반성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해달라"면서 "고씨와 관련된 (경제적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증거자료를 봐라. 고씨는 밤중에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면 채권자가 왔을까 두려워했고 집안에 가압류 딱지가 붙은 그런 상황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살인죄는 동기가 중요하다. 검찰은 살인동기가 분만직후도, 출산우울증도, 경제력도 아니라고 하는데 그럼 살인죄 동기가 무엇인가. 그것을 그럼 검찰이 찾아라"고 반문하며 살인죄가 아닌, 영아살해 혐의 적용을 강조했다.

고씨는 "용서받지 못할 거 알고 큰 죄를 저질러 이자리(피고인석)에 앉아있다. 아이밖에 모르는 엄마면서 동시에 비정한 엄마다"라며 "나를 찾은 아이들에게도 미안하다. 하늘에 있는 아이들에게 엄마가돼 사랑 해주지 못해 빌고 있다. 지은 죄 달게받고 평생 속죄하면서 살겠다"고 최후진술을 마쳤다.

고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이를 출산해 살해한 뒤, 이를 검은봉지에 담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소재 자신의 거주지 아파트 냉장고에 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고씨는 살해한 아이에 앞서 이미 세 명의 자녀를 양육 중이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혐의를 시인했다. 현재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며 오는 2월 말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이에 구치소 측은 '고씨의 태아가 저체중인 점 등의 이유로 외부시설이 필요하다'면서 구속집행정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보냈다.

재판부는 "구속집행정지 허가 여부는 재판부 직권이긴 하나 고씨의 구속만료 기한시점이 오는 2월15일인 점을 감안하면 어떻게 판단할 지 고민이다"라며 "검찰과 변호인 측의 각각 의견을 전달해 줄 것"이라고 주문했다.

고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월8일에 열릴 예정이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