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다시 심사를”고양시, 업추비 삭감 재의요청에 시의회 ‘시큰둥’

시의회 원포인트 임시회 열기로 했지만 의원 대다수 부정적

고양시의회 전경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경기 고양시의회가 지난해 12월 의결한 2024년 예산안을 놓고 이동환 시장이 반발하며 행사한 ‘재의 요구권’에 대해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처리하기로 결정했지만 시의원들의 반발이 거세 예산안 심의가 다시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일 고양시와 고양시의회에 따르면 시 집행부는 지난해 12월15일 시의회가 의결한 ‘2024년 예산안’에 대해 재의요구권 행사 기한일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예산 심의와 의결을 다시 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시의회에 전달했다.

재의 요구를 받은 시의회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재의요구서가 도착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재의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

이에 고양시의회는 8일 의원총회를 열고 안건 상정 여부를 논의한 결과, 재석의원 30명 중 16명의 찬성으로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임시회는 시의회 운영위원회가 소집된 뒤 일정을 정하게 된다.

그러나 임시회에 재의 안건이 상정되더라도 재적의원 과반 참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할 경우 원안 그대로 가결, 예산안 재심사는 불가능해 진다.

더구나 지난달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의원들조차도 강하게 반발한 상황에서 현재까지 시의원 대부분이 집행부의 재의 요구에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되더라도 곧바로 예산안 재심사가 이뤄지기도 힘든 상황이다. 안건 부결시 예산안을 반드시 재심사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의원들이 심사를 거부하면 그만이다.

A시의원은 “관련 법령에 따라 임시회를 소집했지만 의원들 다수가 시의 재의 요구권 행사에 불쾌한 심정”이라며 “시의회가 예산편성 관련 법령을 위반하고 시장이 예산편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시의회를 공격해 놓고 재심사 해달라는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15일 열린 고양시의회 본회의장에 이동환 시장 및 간부공무원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회의가 시작됐음에도 자리가 모두 비어 있다. (고양시의회 제공)

한편 고양시는 이번 재의 요구권 행사 이유로 △지출 예산의 새로운 비용항목 추가 등 예산편성 관련법령 위반 및 예산편성권 침해 △업무추진비 전액 삭감 △법정의무 수립계획 용역의 삭감을 들었다.

재의요구 대상은 지난해 12월15일 제279회 고양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의결된 2024년 예산안 중 삭감된 세출예산 10건(시책추진, 기관운영, 정원가산, 부서운영 업무추진비는 각 1건으로 간주)의 293억6048만원, 의회가 신규 편성한 재해·재난 목적예비비와 내부유보금 예산 2건의 431억7147만원이다.

특히 전액 삭감된 ‘업무추진비’에 대해 “고양시의회가 업무추진비 각 항목의 성격과 사업의 특성, 부서 운영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전액 삭감해 업무추진비 편성 권한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