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갔다면 누가 박수쳤을 것"…'유동규 음모론' 확산에 합동조사
6일 도로교통공단 등과 사고 현장서 합동조사
경찰 "속도 궤적 등 종합 분석 후 최종 판단"
- 최대호 기자
(의왕=뉴스1) 최대호 기자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교통사고 부상'을 놓고 음모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경찰이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한 현장조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경기 의왕경찰서에 따르면 도로교통공단과 경기남부청 교통조사계, 의왕경찰서는 전날 과천봉담고속화도로 사고 현장을 찾아 합동조사를 벌였다.
경찰이 확보한 8.5톤 트럭의 블랙박스 영상을 토대로 사고 당시 궤적과 속도를 확인했고, 중앙분리대 충격 흔적과 스키드마크(skid mark·노면에 생긴 타이어 흔적)도 살폈다.
경찰은 도로교통공단에 조사 내용에 대한 종합분석을 의뢰했으며, 결과는 추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사고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은 정치평론가 유재일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유재일 TV' 커뮤니티에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병상에 누워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나는 절대 자살하지 않는다"며 "만약 내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면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인해 생긴 일로 생각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내가 죽으면 무조건 자살은 아니다. 어제 그렇게 갔다면 이재명 대표가 박수를 쳤을 것", "경찰이 관련 조사도 다 안 하고 단순 사고다, 트럭에 우선권이 있었다는 식으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 게 이상하고 정치적인 게 아닌가 싶다"며 의심했다.
경찰은 그러나 현재까지 수사에서 사고의 고의성이 확인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사고 조사 외 다른 범죄 혐의점을 염두에 둔 수사에도 나서지 않은 상태다. 다만, 국민적 관심이 크고 의혹 제기도 있는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사고 조사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사고는 지난 5일 오후 8시30분쯤 발생했다. 유 전 본부장이 탑승한 SM5가 경기 의왕시 과천봉담고속화도로 하행선 월암IC 인근에서 B씨(61)가 모는 8.5톤 카고트럭과 부딪혔다.
사고는 1차선을 주행하던 트럭과 3차선을 달리던 SM5가 서로 2차선으로 차로를 변경하는 순간에 발생했다. 트럭이 2차선에 진입했고, 간발의 차이로 SM5가 2차선에 들어서며 트럭의 측면과 충돌했다. SM5는 충돌 여파로 시계반대방향으로 180도가량 회전했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멈춰섰다. 당시 같은 도로를 달리는 다른 차량들도 있었지만 다행히 2차 사고는 없었다.
사고 당시 SM5는 대리운전기사 C씨(64)가 운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서울에서 지인과 저녁식사를 마친 뒤 대리기사를 호출해 화성 자택으로 귀가중이었다.
트럭운전자 B씨는 하남에서 출발했고 평택으로 향하고 있었다. B씨와 C씨 모두 음주상태는 아니었고, 과속을 한 것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과천봉담고속화도로의 최고 제한속도는 시속 90㎞다. 다만 경찰은 트럭이 지정차로를 위반해 1차로를 달린 것으로 보고 과태료와 벌점을 부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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