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반월산단 내 1300억원대 융복합시설 둘러싸고 '사기분양 의혹'

수분양자 100여명 '사기 계약' 주장…무더기 고소장 제출 예고

반월국가산업단지 내 KDT 융복합시설 관련 사기분양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수분양자들. 2023.12.3/뉴스1 최대호 기자

(경기=뉴스1) 최대호 이윤희 기자 = 경기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안산스마트허브) 내 1300억원 규모 융복합시설 조성 공사를 둘러싸고 사기 분양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업 수분양자들은 사업시행사가 허위 광고를 통해 오피스텔 및 공장 등을 분양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안산 KDT 융복합시설 수분양자 모임 50여명은 4일 안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행사 측의 허위분양·부실공사에 대한 안산시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사업시행사 측은 안산시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이 공동 시행하는 사업이라고 홍보해왔고, 이를 신뢰해 계약했는데 알고보니 모두 다 거짓말이었다"며 "시는 명의를 도용한 업체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행사는 사용승인을 준비하고 있는데, 현장은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고 날림공사로 인한 부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며 "시가 이를 묵인한 채 준공승인을 한다면 분양사기 공범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시와 산단공, 수분양자 등에 따르면 안산 KDT 융복합시설은 총 1300억원 규모 지식산업센터 조성사업이다. 오피스텔 496세대, 공장동 201호실,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 58호 등 융복합시설으로 계획됐다.

이 사업은 노후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강화를 위한 '산업단지 구조고도화사업'으로 추진됐으며, 산자부에서 150억원을 출자금으로 지원했다.

이러한 사업구조는 수분양자들을 속이기에 좋은 재료가 됐다.

시행사 측 분양대행을 맡은 대행업자들은 일률적으로 안산시와 산자부, 산단공이 공동시행하는 사업이며, 월 30만원 상당 임차비를 지원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모두 거짓이었다. 시와 산자부, 산단공은 사업시행과 무관했으며, 임차비 지원도 계약 유도를 위해 꾸며낸 거짓말이었다.

수분양자들은 최근 잔금지불 등의 사안으로 사업 현장을 찾았다가 부실공사 상황을 확인했고, 이에 대한 문제제기 과정에 허위 분양광고 사실도 알게 됐다.

시행사 측은 집회 후 안산시의 중재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분양대행자가 한 일에 대해서는 우리는 잘 모른다. 문제가 있다면 형사절차를 밟으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부실 공사 주장 등에 대해서는 한 차례 점검을 실시해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살피겠다"면서도 "시행사 측에서 서류를 갖춰 오면 사용승인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산시를 공동시행사로 광고한 것과 관련해 고소·고발에 나서달라는 수분양자 요구에 대해서는 "우리가 고소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수분양자들은 이날부터 시공사를 상대로한 사기 분양 혐의 고소장을 경찰에 순차적으로 제출하기로 했다.

수분양자 한 관계자는 "현재 사기분양 사실을 알고, 관련 문제 제기에 나선 수분양자들만 100여명에 이른다"며 "오피스텔 및 공장동 분양만 700호실에 달하는 만큼 향후 계약해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