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명 임금 체불' 위니아전자 박현철 대표 보석 놓고 '공방'

대유위니아그룹은 지난 9월 20일 위니아전자를 시작으로 25일 대유플러스, 지난 4일 위니아 등 3개 그룹사를 연이어 법정관리 신청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하남산 9번로에 위치한 위니아 2023.10.1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대유위니아그룹은 지난 9월 20일 위니아전자를 시작으로 25일 대유플러스, 지난 4일 위니아 등 3개 그룹사를 연이어 법정관리 신청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하남산 9번로에 위치한 위니아 2023.10.1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성남=뉴스1) 배수아 기자 = 법원이 근로자 400여명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아 구속 기소된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의 보석 청구를 인용할지 주목된다.

30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1단독(판사 박형렬)는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현철 대표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박 대표는 자신의 혐의와 증거에 대해 모두 시인했다.

박 대표측은 재판부에 보석을 요청했고, 검찰측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도망과 증거인멸의 우려로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면서 "대유 위니아그룹의 대주주인 박영우 회장에 대한 혐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박 대표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가족들도 한국에 살고 있고 이 사건과 관련한 구속 이전에도 피고인은 출국금지가 돼 있었다"면서 "도주 우려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위니아그룹 대주주가 형사사건으로 조사 받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구속해야하는 사안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또 근로자들의 변제를 위해서도 박 대표가 보석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위니아그룹 전자파트에 대해 회생절차를 신청해서 진행하고 있다"면서 "위니아전자는 독자적 생존능력이 없어서 임금채권을 방지하려면 회생절차에 들어가야 하고, 회생절차를 안 하면 변제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에 검찰측은 "이런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임금체불로 기소된 것만 302억원"이라면서 "피해자들이 일상생활이 안 되고 있고 변제된 부분이 거의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보석하는 건 피해자들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받았다.

변호인은 즉시 "피해자를 가볍게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피해자를 위한 변제 방법은 회생절차 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는 피고인이 자유로운 몸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 대표도 보석 청구와 관련해 "직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회사와 소중한 직장을 살려보겠다고 최선의 노력을 했지만 체불임금을 막지 못했다.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멕시코 공장 매각은 아직 진행 중이고 위니아 전자도 매각이 되어야 할 상황"이라면서 "기회를 주셔서 임금 미지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간곡히 발언했다.

다음 기일은 12월 18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린다.

박 대표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근로자 393명에 대한 임금과 퇴직금 약 302억원을 체불한 혐의를 받는다.

박 대표는 근로자들에게 멕시코 생산공장 매각대금 3000억원과 이란 가전업체 상대 236억원 상당의 물품 대금을 통해 체불임금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자들은 박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