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전세계약 잘못돼" 공인중개사 찾아가 상해·공갈한 60대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30년 전 부동산 중개가 잘못됐다며 당시 공인중개사를 찾아가 협박하고 상해를 입힌 60대가 법정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제6-1형사항소부(부장판사 정재욱·이춘근·이종문)는 공갈·공갈미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60·남)에게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앞서 원심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검찰은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또 항소심에서도 여전히 피고인 A는 공괄죄에 대해 부인하고 있고 원심 재판 중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이 좋지 않다"고 판시 이유를 밝혔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공갈죄를 제외한 범행은 자백했고 원심에서 피해자에게 1000만원을 형사공탁했고, 항소심에서도 추가로 3500만원을 변제공탁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2월21일 경기 의왕시에 있는 피해자 B씨(71)가 운영하는 부동산을 찾아가 "30년 전 전세 계약이 잘못됐다"며 B씨에게 3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1995년 11월쯤 피해자가 중개하는 부동산에서 경기 의왕시의 한 빌라를 3500만원에 전세 계약 체결했다.

3년 뒤 그는 해당 빌라 소유권자로부터 전세금 3500만원을 제대로 변제받지 못하고 쫓겨나 당시 이를 중개한 B씨에게 겁을 주어 돈을 갈취하기로 마음 먹었다.

30년이 지나고 그는 의왕시의 피해자가 운영하는 부동산에 찾아가 "네가 30년 전에 전세를 잘못 얻어줘 경매로 넘어갔다"며 "너 때문에 전세금 다 떼이고 마누라에게 이혼 당하고 파산했다"며 책상을 발로 걷어차고 B씨에 3500만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이에 겁먹은 B씨는 근처 농협으로 함께 가 A씨 계좌로 3500만원을 송금했다.

A씨는 다음날에도 해당 부동산에 또 찾아가 "500만원을 더 내놓으라"며 협박하고 이를 거부하는 B씨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손으로 가슴을 강하게 미는 등 상해를 가한 혐의도 받는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