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총선용" vs "생활권 일치"…지역서 본 '김포, 서울 편입'

김기현 발표에 도민·공직사회·정치권 입장 엇갈려
김포 제외 주변 도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관심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카드를 꺼내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김 대표가 30일 김포한강차량기지를 찾아 신형 김포 골드라인 전철 차량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2023.10.3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수원=뉴스1) 송용환 강남주 박대준 이상휼 양희문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카드를 꺼내들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지역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총선용’ 아니냐는 의견이 우세하다.

관련법안의 국회 통과가 가장 중요한데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지역민들의 표심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다만, 행정권과 생활권 일치, 서울시 편입에 따른 지역발전을 기대하고 있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향후 이와 관련한 논란이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김포 한강차량기지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간담회’를 통해 “김포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서 절차를 진행하면 공식적으로 서울시에 편입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려고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포의 서울 편입이 공론화할 경우 같은 서울 생활권인 구리·광명·고양·하남지역도 이 같은 구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도내 기초단체의 서울시 편입과 관련해 현재까지 시민들과 공직사회·정치권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지만 긍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포시 통진읍 한 주민은 “김포시가 ‘서울시에 편입’될 경우 많은 행정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익보다 손해가 클 것”이라고 단정했다. 또 “이번 ‘서울시 편입’ 논란은 정치권이 총선용으로 내놓은 정치쇼라고 생각하는 시민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현재 특별·광역시의 기초단체와 광역도의 기초단체는 행정적 권한과 재정운영 등 많은 면에서 다른데 통상적으로 광역도의 기초단체가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고양시의 경우 김포시처럼 북한과 맞닿은 곳도 아니어서 오히려 고양시가 서울과 편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고양시민들은 기대감 대신 ‘희망고문에 불과한 정치쇼’라는 시각이다.

한 네티즌은 지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야 동수인) 경기도의회 통과도 불가능하고, 서울에서도 굳이 받아줄 것 같지 않은데 가능하겠나”라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김포 다음 고양, 하남 등 이런 식이라면 광명 등 나머지 인접 지자체들이 가만히 있겠나. 고민도, 소통도 없는 총선용 내지르기식 공약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포시 서울 편입' 논란에 대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최근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고 현실성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자료사진)

하남지역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한 시민은 “사람들의 관심은 집값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서울로 편입되기만 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구리시의 경우 주민들 상당수가 서울로 출·퇴근 하는 서울생활권임에도 ‘실현 가능성 없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구리시 관계자는 “구리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최선을 다해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의정부시도 서울시와 접해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타진한 결과 “서울 편입 주장 관련 의정부시는 공식적으로 아무런 의견이 없다. 당면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소속 이재준 전 고양시장도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말 뜬금없는 발표다. 김기현 대표, 그렇게 한가한가. 그럴 시간 있으면 단기차입 국가재정, 가계부채, 소비위축, 물가인상, 환율폭등 총체적 경제부실 대책부터 말하라”며 “서울은 영토 확장이 아니라 비우고 공유지를 넓혀 세계 도시로 나갈 때이지 땅 빼앗기로 허송할 때가 아니다”라고 질책했다.

이에 반해 서울시 편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한강신도시 한 주민은 “직장이 서울인 관계로 출퇴근 때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다보니 매일이 지옥”이라며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되면 ‘교통지옥’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신도시뿐만 아니라 서울 직장인이 많은 고촌읍, 풍무·사우동 주민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종혁 고양병 당협위원장도 지난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포뿐 아니라 고양시도 서울로 편입시켜 행정권과 생활권을 일치시키길 바란다”며 “경기 인구 1300만명. 너무 많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공약으로 내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인터뷰를 통해 “(김포시 서울 편입은)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고 현실성도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