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알 1판' 특란이 8000원에 전 부치기 '포기'…고난의 추석 장보기

전통시장 고사리 150g 5000원, 계란 8000원대
8월 소비자물가 3%대 진입…밥상물가 상승 체감

민족대명절 추석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한 상인이 떡을 옮겨 담고 있다. 2023.9.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나물이 귀한 음식이 되겠어요."

추석을 하루 앞둔 28일 경기 수원지역 내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시민 전모씨(40대·여)는 한숨을 연신 내쉬며 추석 장을 보고있다.

지갑을 여는 것이 두렵지만 그렇다고 토란과 각종 나물을 구입 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전씨가 한창을 고민하며 구입할까, 말까하는 품목은 고사리와 토란. 고사리 150g에 5000원이며 토란 15~20개 정도 담긴 한 바구니는 8000원이다.

전씨는 '고사리 200g에 6000원'은 안 되는지 상인에게 묻자 "장사에 남는 것이 없다"며 단칼에 거절당했다.

전씨는 "작년에도 이렇게 샀을까 싶을 정도로 가격이 너무 올랐다. 명절 분위기만 나게 솥에 물만 끓여야 할 지경이다"라며 "물가가 올랐다, 올랐다 하는데 실감이 난다"고 토로했다.

아기띠에 아이를 안은 남편과 함께 장을 보러온 한모씨(30대·여)는 추석의 대표음식 '전'을 구입할까 남편과 의논 중이다.

30알 1판 기준 특란 8000원, 왕란 8500원 등 1만원 가까운 계란값에 지갑 여는 것을 주저했다.

한씨는 "기름에, 계란에, 전 부치는데 드는 시간을 계산하면 차라리 포장용 전을 구입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밥상물가'가 고공행진이다. 실제로 도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간 유지했던 2%대를 깨고 3%대 상승률로 진입했다.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경기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12.19(2020년=100)로 전달대비 0.9%, 전년동월대비 3.3% 각각 상승했다.

이는 5월 3.2%, 6월 2.6%, 7월 2.2% 등 유지했던 2%대 상승률에서 3개월 만에 3%대로 다시 들어섰다.

상승률 기여에는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 공업제품 등으로 파악됐다.

농축수산물의 경우는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전달대비 5.4%, 전년동월대비 1.8% 각각 상승했다.

오름세의 주요 견인차 역할을 한 전기·가스·수도도 전달대비 0.2%, 전년동월대비 21.3% 각각 올랐으며 휘발유, 경유 등 공업제품 역시 1.3%, 2.6% 각각 상승했다.

민족대명절 추석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제수용품 등을 살펴보고 있다. 2023.9.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모두 상승곡선을 그렸다.

식품은 전달대비 1.6%, 전년동월대비 4.7%가 올랐으며 식품 이외도 전달대비 1.2%, 전년동월대비 3.1% 각각 동반상승 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2023년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전달대비 1.0%, 전년동월 대비 3.4%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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