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치겠네"…철도노조 파업에 퇴근길 시민들 '발만 동동'

경의중앙선 2시간 내 출발 예정차량 10개 중 6개 취소
"바빠 죽겠는데 왜 파업" "내일 출근은 어떻게 해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 첫날인 14일 경기 구리시 경의중앙선 구리역에 열차 지연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2023.09.14./뉴스1 양희문 기자

(구리=뉴스1) 양희문 기자 = "아 진짜 미치겠네…벌써 이런데 내일 출퇴근은 어떻게 하라는 거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후 6시께 경기 구리시 경의중앙선 구리역에서 만난 김모씨(28)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오후 5시부터 오후 7시 사이 문산 방향으로 출발이 예정된 열차 10개 중 6개의 운행이 취소되면서 귀갓길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가량은 배차가 아예 없어 5시40분에 역에 도착한 김씨는 50분을 더 기다려야 열차를 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빨간 글씨로 '열차 운행이 취소됐다'는 안내문을 한참 노려보던 김씨는 깊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역을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김씨는 "집이 서울 왕십리인데 버스보단 전철을 이용하는 게 훨씬 빠르다. 오늘 퇴근 이후에 집에 들렀다가 홍대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너무 늦게 도착할 것 같아서 취소했다"고 토로했다.

철도노조 파업 첫날인 14일 경기 구리시 경의중앙선 구리역에서 직원이 시민들에게 일부 열차가 운행이 취소됐다고 설명하고 있다.2023.09.14./뉴스1 양희문 기자

구리역 내에서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 지연이 예상되오니 바쁘신 분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직원들도 역 입구에서 "일부 열차가 지연되거나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연신 외쳐댔다.

퇴근길 시민들은 "바빠 죽겠는데 왜 파업을 하느냐" "대화로 해결하면 되지 굳이 시민들 불편하게 만들어야 하느냐" "오늘까진 참겠는데 내일 출퇴근은 어떻게 하느냐" 등의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홍대 근처에 산다는 A씨(50대)는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데 홍대에서 구리까지 버스 타고 가려면 한참 걸린다”며 “하루 빨리 파업이 끝나 열차 운행이 정상화됐으면 한다.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퇴근 후 서울에서 구리로 오는 직장인들도 평소보다 30분에서 1시간가량 늦게 도착하면서 얼굴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필수유지인력 9200여명을 제외한 철도노조 조합원 약 1만3000명이 파업 참가 대상이다. 이들은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전면 시행 △성실 교섭 촉구·합의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 첫날인 14일 경기 구리시 구리역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2023.09.14./뉴스1 양희문 기자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