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미술관' 고양시립아람미술관…등록이후 작품 확보 '전무'

작품성 낮은 기증작품 대부분…1천명 넘는 지역미술인 활용 못해

고양시 대형공연장인 일산 아람누리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지난 2017년 개관, 리모델링을 통해 올해 재개관한 고양시립아람미술관 전시관 내부. (출처=고양문화재단 홈페이지)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경기 고양시가 설립해 운영중인 시립 아람미술관이 등록을 위해 작품가치가 떨어지는 작품들을 기증받은 이후 단 1점의 작품도 구입하지 않아 부실한 운영, ‘볼거리 없는 미술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1일 고양시의회 고덕희 의원(국민의힘)과 고양시에 따르면 고양문화재단이 위탁·관리하는 어울림미술관은 2004년, 아람미술관은 2007년 각각 개관했다. 이후 2011년 아람미술관이 제1종 공립미술관으로 등록됐다.

아람미술관은 2021년 도비 사업인 ‘공립미술관 건립 지원’에 선정돼 50억원(도비 15억, 시비 35억)을 확보, 올해 6월 말에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했다.

그러나 고덕희 의원이 공개한 아람미술관의 소장작품 현황을 보면 다른 지자체의 미술관들과 소장품 보유 수와 질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무늬만' 미술관이란 오명을 받기 충분하다.

우선 아람미술관이 보유한 소장품 120점은 도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569점, 이천시립월전미술관 1607점, 경기도미술관 685점, 양평군립미술관 322점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마저 소장품 120점 중 86점은 공립미술관 등록 전인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기증받은 작자미상의 작품으로 전체 72%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현저히 낮거나 없는 수준이라는게 미술계의 의견이다.

또한 기획전시 후 기증받은 작품도 20점이나 돼 실제 이들 기증품들을 제외한 소장품은 14점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공립미술관으로 등록을 하기 위해 수준 이하 작품들로 채워 등록요건을 억지로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시행령)에 따르면 미술관 등록을 위해서는 100점 이상의 자료나 작품을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더구나 아람미술관은 공립미술관 등록 이후 현재까지 12년간 단 한 점의 작품도 기증받지 못했고, 또한 작품 자체 구입 실적도 전무하다.

고덕희 시의원에 따르면 아람미술관은 2점을 분실할 정도로 소장품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예 소장품 수집 및 관리 규정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람미술관은 지난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미술관 평가인증’ 결과 ‘소장품 수집’에서 다른 미술관(53개) 평균 61.76점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16.67점을 받기도 했다.

고덕희 의원은 “고양시는 미술에 종사하는 인구가 많고 유명 작가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미협 고양지부에만 870명이 가입해 활동 중이며, 비회원도 약 500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이런 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소장품 확보와 전시 기획 등은 너무나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