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여주 개똥치우기에 경기북부청 공무원 차출 중단하라"
"직원이 머슴이냐" 토·일요일에도 차출…총 70명
경기북부서 여주까지 멀게는 100㎞ 넘는 원거리
- 이상휼 기자
(경기=뉴스1) 이상휼 기자 = "단체협약 약속행위에 무지한 경기도지사, 여주 개똥치우기 직원 차출을 즉각 중단하라. 직원을 머슴 부리듯 차출해서야 되겠는가."
경기도가 유기견 보호관리를 이유로 북부청 직원들을 대거 차출해 원거리 투입할 방침을 세워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김동연 지사는 한 동물보호단체와 화성시의 개 번식장에서 강아지를 구조했으며 이는 사진과 보도자료 등을 통해 알려져 이목을 끌었다.
이후 경기도는 지난 4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주말·휴일이 낀 기간에 북부청 각 실국별 공무원 10명씩 매일 차출, 총 70명의 직원을 유기견 보호관리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북부청(의정부 소재) 직원들은 대부분 남양주·구리·포천·의정부·고양·파주·동두천·양주시 등 경기북부에 거주함에도, 경기남부인 여주시의 '경기 반려마루'까지 장거리 왕복을 해야 한다. 파주나 동두천을 기준으로 여주까지는 편도 100㎞ 넘는 거리를 차량 운행해야 한다.
직원들은 "공적 업무의 경중을 모르는 사람이 지시한 것", "김 지사가 강아지 안은 사진을 본 북부청 고위공직자의 과잉 충성에서 시작된 공무원 차출 아니냐"는 등 황당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경기도통합공무원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경기 반려마루 여주 유기견 보호에 부당한 직원 차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 지사는 유기견 견사청소와 먹이주기가 공무원들이 담당업무를 제쳐두고 직접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게 무슨 재난상황이고 비상근무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경기도청 공무원은 특별휴가라는 먹이만 던져주면 아무일 없듯이 근로자의 정체성을 버리고 순응하는 머슴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노조가 경기도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르면 조합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업무를 추지할 때는 사전에 조합과 협의하고, 근무시간 준수 및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 SNS 등을 통한 업무지시를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도지사가 단체협약의 약속행위에 대해 무지하다고 하더라도 직원들을 한낱 머슴 부리듯 차출해서야 되겠는가"라며 "도지사는 경기 반려마루 여주 개똥치우기 직원 차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직원들의 노동력을 제멋대로 착취하며 부당한 업무지시 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직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지난 1일 개 번식장에서 강아지를 구조한 뒤 "경기도는 즉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 특별사법경찰단이 현장에 즉각 출동했고 축산동물복지국이 현장에서 개들을 보호했다. 대한민국 동물복지 수준을 이제 한 단계 더 높여야 한다. 변화의 중심 경기도가 역할을 다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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