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달라" 아우성·선풍기 껴안은 코로나 의료진…폭염과 사투 중(종합)

부산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 경북 포항 죽도어시장
질병관리청 "주말 간 온열질환자 157명·사망자 9명"

3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어시장에서 상인이 얼음을 판매하기 위해 바구니에 옮겨 담고 있다. 2023.7.31/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전국=뉴스1) 유재규 박상아 이훈철 최창호 기자 = 전국적으로 폭염이 지속되며 31일에도 무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폭염경보가 발효중인 이날 부산시 부산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의 의료진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고 찾아오는 시민들을 대응하고 있었다.

파란색 랩 가운과 페이스쉴드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이 검체를 체취하고 나면 잠깐의 틈을 타 쉴드 마스크를 벗고 에어컨 앞에서 휴식을 취했다. 의료진은 에어컨을 마음대로 켤 수 없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의료인은 "진료소를 찾는 이들 대부분이 귀가 어두운 어르신인 탓에 소음이 큰 에어컨을 계속 켜둘 수 없다"며 "대화하기 위해선 에어컨을 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어컨을 작동시켜도 더위를 물리치긴 역부족이다.

또다른 의료인은 "에어컨을 켜도 너무 더운 날엔 뜨거운 바람이 불어와 소용이 없다. 기운이 없어 말조차 없어진다"고 가쁜 숨을 쉬었다.

여름에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얼음'을 달라는 목소리도 들렸다.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어시장에는 가판상인들의 "얼음을 달라"고 외치는 소리로 가득했다.

폭염이 계속되자 죽도어시장에는 얼음을 담은 비닐봉지가 상인을 살리고 생선도 살리는 '필수품'이 됐다. 비닐에 얼음을 가득채운 후 생선을 올려놓는 '얼음방석'은 수산물의 신선도를 지키기 위해 상인들이 고안해 낸 것이다.

상인들은 "얼음방석 1개로 3~4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는데, 더워질수록 얼음 사용량이 많아진다"며 "장사도 안되는데 얼음값까지 치르고 나면 남는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국에 폭염이 이어진 31일 오후 대구 달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근무자가 선풍기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있다. 2023.7.3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한편 폭염으로 주말 이틀 간, 온열질환자가 157명 발생했고 9명이 숨졌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29일 온열질환자는 96명, 사망자는 6명 발생했다. 30일 온열질환자는 61명, 사망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질병청이 온열질환 응급감시체계를 운영한 올해 5월20일 이후 현재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1117명이며 사망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대비 69명(6.6%), 7명(117%) 증가했다.

온열질환 누적환자는 이날 기준 지역별로 △서울 95명 △부산 32명 △대구 18명 △인천 48명 △광주 25명 △대전 15명 △울산 27명 △경기 285명 △강원 55명 △충북 63명 △충남 78명 △전북 79명 △전남 54명 △경북 105명 △경남 95명 △제주 32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울산 1명 △충북 1명 △충남 3명 △전북 1명 △경북 3명 △경남 4명으로 나타났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