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최대 400㎜… 3년 만의 댐 방류·빗길 사망사고(종합2보)

인천 공항철도 한때 운행 중단… 강원 인제 낙석 피해
기상청 "지반 약화에 강 수위 높아져… 안전사고 유의"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직원이 호우 레이더 영상을 살펴보고 있다. 2023.7.1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13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이어졌다.

경북 안동 소재 임하댐이 지난 2008년 8월 이후 3년 만에 방류를 시작하는 등 전국 주요지점 댐들이 수위조절을 위해 수문을 열었다.

인천에선 정전사고로 공항철도 운행이 한때 중단되는가 하면, 충북에선 빗길 교통사고로 1명이 숨졌다.

임하댐은 현재 수력발전용으로 초당 약 104톤을 하류로 방류 중이며, 오후 5시부턴 추가로 수문을 개방해 방류하고 있다. 수문방류 종료시점은 오는 23일 오후 6시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임하댐 수위는 152.3m로 홍수기 제한수위 161.7m으로부터 9.4m의 여유가 있다.

다만 댐 수문방류로 하류 지점 수위는 최대 1.1m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 당국은 향후 방류기간 및 방류량은 강우량 등 기상상황 변화와 낙동강홍수통제소 등 관련기관 협의 결과에 따라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안동댐도 14일 오후 수문을 열고 방류할 예정이다.

대청댐에서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수문 방류량도 초당 1300톤으로 늘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대전 대덕구 등에 따르면 대청댐은 지난 10일 낮 12시부터 초당 700톤, 11일 낮 12시부턴 초당 1000톤이었던 방류량을 홍수 조절을 위해 이같이 늘렸다.

수도권에 호우특보가 발령된 13일 오후 3시3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 오피스텔 담벼락이 무너졌다는 신고가 119로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 활동을 하고 있다.(인천소방본부 제공)2023.7.13/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이번 방류로 대청댐에서도 하류 하천 수위가 최대 4.09m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충주댐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수문 6개를 모두 열고 초당 1500톤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댐 수위는 오전 10시 기준 129.84m로 홍수기 제한 수위 138m엔 미치지 않았다.

충주댐의 방류량 증가는 이날 충북 북부지역에 200㎜ 이상 비가 내릴 수 있다는 기상청 예보에 따른 것이다. 청주·보은·옥천·영동·진천·음성·증평에는 이날 정오를 기해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인천에선 이날 오후 3시36분쯤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오피스텔에선 담벼락이 무너졌다. 이에 앞서 오후 3시18분쯤엔 학익동 빈집이 무너졌다. 또 낮 12시10분쯤엔 중구 덕교동 덕교삼거리 도로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 활동을 벌였다.

오전 10시36분쯤엔 공항철도 인천 계양역~서울역 방면 구간에서 정전사고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열차 5대 운행이 5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공항철도 측은 낙뢰로 단전이 발생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확인 중이다.

충북에선 빗길 교통사고 사망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충북 보은군 내북면 두평리의 왕복 2차로 도로에서 A씨(70대)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마주 오던 SUV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결국 숨졌다. SUV 운전자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10시7분쯤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에선 잣고개(왕복 2차로)를 넘어가던 시내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반대편 방향에서 오던 SUV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SUV 운전자 B씨(50대·여)와 시내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북에선 오후 1시24분쭘 김제시 백산면의 한 도로에서 빗길을 달리던 1톤 화물차가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운전자 C씨(38)가 가슴·다리 등에 가벼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충격으로 전신주 일부가 파손됐으나 주변 전력 공급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내린 장맛비로 경북 경주 양남면의 한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2023.7.13/뉴스1

이밖에 경기·강원·경북 등지에선 나무 쓰러짐, 도로 침수 등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경기지역은 현재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으나, △도로장애 25건 △주택침수 7건 △간판 떨어짐 1건 등 시설물 관련 피해 42건(오후 8시 기준)이 119에 접수됐다.

성남시 중원구의 한 주택에선 담장이 전도돼 시가 접근금지 차단선을 설치하고 추가 피해 방지 지원에 나섰다.

강원도 곳곳에서도 장맛비가 계속되면서 나무가 쓰러지고, 도로에 돌이 떨어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오후 2시18분쯤엔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고사리의 한 도로에 낙석이 떨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 등은 1시간31분 만에 낙석을 걷어냈다. 또 오후 1시31분쯤엔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의 한 도로에 나무가 떨어져 18분 만에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경북지역에선 이날 오후 4시까지 6건의 안전조치를 취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안동을 비롯한 경북 북부 내륙과 경주·경산에서 나무 쓰러짐에 따른 도로 장애, 도로 배수 불량에 따른 침수 등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14일엔 서울 등 수도권에 오전까지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또 전라·충청 등 남부 지방엔 하루 종일 시간당 최대 80㎜의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13일 늦은 오후부터 1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최대 400㎜ 이상이며, 곳에 따라 강한 바람이 불면서 비가 휘어 날리는 경우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은 "13~15일 사이 저기압과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지역에 따라 강수 강도와 강수량 차이가 크겠고, 강약을 반복하며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많겠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최근 강하고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한 데다 하천·계곡·강의 수위가 높아진 상태여서 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배수로 역류와 산사태, 토사 유출에 따른 옹벽 붕괴 등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