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장·야구장에 서핑까지…30도 '훌쩍' 이른 폭염에도 휴일 만끽(종합)
전국 축제장·명산·해수욕장 등 나들이객 줄이어
- 최대호 기자, 박아론 기자, 오미란 기자, 장동열 기자, 한귀섭 기자, 최성국 기자
(전국=뉴스1) 최대호 박아론 오미란 장동열 한귀섭 최성국 기자 = "나무 그늘에 있으면, 아주 덥지는 않아요. 자연이 선물하는 맑은 공기 마시니 힐링입니다."
17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 광교산 등산로에서 만난 이모씨(50대)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등산의 행복'을 설명했다. 광교산은 주말이면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찾는 수원지역 휴식 명소다. 이날도 많은 시민들이 찾아 자연과 호흡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도심 속 힐링 명소인 수원 광교신도시 호수공원 둘레길에도 가벼운 옷차림의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겼다. 여자친구와 함께 '공원 데이트'에 나선 김모씨(20대)는 "오늘 미세먼지도 없고 해서 공원 데이트를 선택했다"며 "조금 덥기는 하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저녁때 조금 선선해지면 야외 치맥을 즐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맛집과 카페가 즐비한 수원 화서공원~수원화성화홍문 구간 행리단길에도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강원 지역 주요 명산에는 수천여 명의 탐방객이 몰리는 등 주요 관광지마다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춘천지역 대표 명소인 소양강댐 정상부와 소양강 스카이워크, 레고랜드에 수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또 춘천에서 이탈리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챠오, 이탈리아' 행사장에도 시민들이 몰렸다.
춘천막국수닭갈비 축제장에도 관광객들이 지역 명물 닭갈비와 막국수를 맛보고 있었다.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과 정동진역 등에도 연인,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강릉 경포해변에서는 관광객들이 해변 백사장에 돗자리를 펴거나 텐트를 치고 누워 나른한 오후를 즐겼다. 연인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
강원도내 주요 명산에도 이날 오전부터 등산객이 몰렸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설악산국립공원에 입장한 탐방객 수는 6045명으로 집계됐다. 오대산 국립공원에도 5700여명이 입장하며 산행을 즐겼다. 치악산에도 3894명의 등산객이 다녀갔다.
충북지역 국립공원과 유명 관광지 역시 행락객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오후 2시 기준 탐방객 7200여 명이 찾았다. 관광객은 강한 자외선을 피해 법주사와 세심정을 잇는 세조길을 거닐며 초록빛 산사의 정취를 만끽했다. 월악산 국립공원에도 같은 시간 2700여 명이 탐방에 나섰고, 소백산 국립공원도 더위를 피해 온 인파로 북적였다.
유명 동굴이 몰려 있는 단양 고수동굴, 천동동굴, 온달동굴에도 수천 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동굴 안은 한여름에도 14~15도를 유지해 더위를 피하려는 인파가 몰리는 것이다.
인천에서는 야구경기 관람으로 파이팅 넘치는 주말을 보내려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인천 SSG랜더스 필드에는 프로야구와 유소년 경기 관람객부터 주말 나들이객까지 시민들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이날은 오후 5시부터 SSG랜더스 필드에서 '2023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트와의 경기가 예정됐다. 또 일찍부터 새싹구장에서 SSG랜더스 유소년 야구경기도 열렸다.
이로 인해 경기장은 유소년 선수들 응원에 나선 그 가족들부터 프로야구 경기 관람을 하러 일찍부터 구장을 찾은 관람객들, 일반 나들이 시민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민들은 일찍 온 '폭염'이 무색하게 저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집밖을 나섰다. 야구 꿈나무들은 '더위'보다 오직 '경기'에 집중하며 더 큰 열정을 불태웠고, 야구팬들은 더위보다 뜨거운 응원전을 예고했다.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광주광역시에서는 '실내빙상장 피서'가 인기를 끌었다.
광주 서구에 위치한 광주실내빙상장은 이른 피서를 떠나온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갑작스레 찾아온 더위를 쫓기 위해 행인들이 연신 손부채질을 하는 바깥과 달리 이곳은 두툼한 옷을 걸쳐 입은 50여명의 시민들이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고 있었다.
아이들은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웃음꽃을 피웠고, 부모들은 링크장 바깥에서 스케이팅을 즐기는 자녀들을 응원하거나 사진을 남기는 모습을 보였다.
초등학생 자녀들과 실내빙상장을 찾은 이수현씨(40·여)는 "문 하나 지났더니 한 여름에서 한 겨울로 바뀌었다"면서 "집 밖에 나오는 게 꺼려졌는데 아이들이 재밌게 노는 모습을 보니 나오길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인 제주는 이날 화창했다. 제주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인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은 24일 조기 개장을 앞두고 있음에도 일찌감치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파라솔이나 텐트 아래 시원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가 하면 서핑보드나 튜브에 몸을 싣고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숲으로 간 이들도 많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입장 마감)까지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거문오름을 찾은 탐방객 수는 모두 1100명에 이른다.
현재 '2023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 트레킹' 행사가 열리고 있는 이 곳은 평소 개방하지 않는 용암길(6㎞)을 단 닷새만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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