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나이지리아 아동 4명 사망…안산 원곡동 '화재예방 강화지구' 지정

경기 '외국인 화재안전 마스터플랜'…외국인 안전교육 강화·소화기 보급

나이지리아 국적의 어린이 4남매가 목숨을 잃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다세대주택 화재현장에서 3월27일 오전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2023.3.2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국내 입국하는 외국인노동자를 대상으로 소방안전교육을 확대한다. 화재경보기, 소화기 등 외국인 주거시설에 주택용소화기 무료보급도 계속 추진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외국인 화재안전 마스터플랜'을 수립·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도소방재난본부가 외국인 화재안전 혁신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게 된 것은 올해 3월27일 안산시 선부동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외국인(나이지리아) 아동 4명이 사망하는 등 외국인 거주지역이 화재 사각지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8년간(2015~2022년)간 도내 외국인 거주지역 화재로 123명의 사상자(사망 23명, 부상 100명)가 발생했다. 인구 10만명당 화재사망자는 외국인 0.55명으로 내국인(0.43명) 보다 0.12명 많다.

이같이 외국인들이 화재에 취약한 것은 한국어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정보수집 및 상황판단이 어려워 신속하게 대피할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외국인 주거시설에 화재경보기, 소화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다문화가족 2만4000가구에 1가구당 소화기 1대, 화재경보기 2대를 보급한다. 소화기 2만4000개, 화재경보기 4만8000개 보급에는 13억7400만원이 소요된다.

앞서 도 소방재난본부는 외국인 고용사업장 기숙사 426곳에 화재경보기 800대와 소화기 400대를 무상 보급한 바 있다.

또 정부 외국인 근로자 최초 취업교육(직장문화, 산업안전 등 16시간 교육)에 소방안전교육(2시간 이상)을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고용노동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입국시 취업교육을 받고 있으나 한국어에 대한 이해부족과 문화 이해도 부족으로 119신고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2022년 인구 1만7173명)인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일원 다문화마을특구를 화재예방 강화지구로 지정해 화재 안전 조사와 소방 교육 훈련을 강화한다. 화재예방 강화지구에서는 화재안전조사와 소방교육훈련을 연 1회 의무 실시해야 한다.

또 119신고 단계부터 외국인 숙소 정보를 파악해 신속대응이 가능하도록 119상황관리시스템 기능을 개선하고, 외국인 노동자 고용사업장 대상 소방훈련 지원체계 방안을 수립해 7월부터 15인 이상 사업장 274곳을 대상으로 현장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달초 외국인 안전지원을 위한 다문화 전문의용소방대를 안산지역에 창설한 데 이어 외국인 등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주거용 비닐하우스에 대해 실태 조사 뒤 기초 소방시설 보급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7월에는 ‘외국인 119청소년단’을 발대해 119동요대회 등 각종 행사에 참가하고, 외국인이 많은 지역 소방서를 중심으로 ‘글로벌 안전119 강사단’을 조직해 찾아가는 소방안전교육을 추진하는 등 안전 문화와 안전교육 확산을 유도한다.

아울러 장기체류 외국인을 화재예방법의 기초생활수급자와 중증 장애처럼 화재취약자에 포함해 주거환경 개선 지원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또 다수 외국인이 종사하는 건설 현장에 피난 안내도 등 임시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 숙소로 사용하는 가설건축물의 특정소방대상물 지정 등 관련 소방시설 설치·유지를 제도화하는 내용도 정부에 건의한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외국인 화재 안전을 위한 종합대책의 결정판인 혁신 마스터플랜을 빈틈없이 추진해 외국인 화재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jhk1020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