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평생 이보다 반가운 소식 별로 없다…감염병 사태 다시 없기를"
코로나19 엔데믹 선언…40개월에 지친 시민들 일상회복 기대
- 최대호 기자
(경기=뉴스1) 최대호 기자 = "초창기에는 동선도 공개되고, 확진자 낙인도 찍히면서 말 그대로 죄인이었죠. 마스크 몇장 사려 줄을 섰던 기억에, 예방접종 후 앓아 누웠던 일도 떠오르네요."
지난 3년여간 대한민국 국민을 '감염 공포'로 떨게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정부가 11일 코로나19 관련 규제 해제를 발표하면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했다.
일상으로의 완전한 회복을 알리는 엔데믹(endemic·일상적 유행)을 선언한 것이다. 2020년 1월20일 코로나 첫 확진자 발생 후 약 40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는 확진자의 격리 의무는 완전히 사라지고, 5일간의 '격리 권고'로 전환된다.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 이외 장소에서의 실내마스크 착용의무도 해제된다.
3년여 동안 감염 불안에 시달려 온 시민들은 정부의 감염병 대응 정책과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 노력이 맞물려 엔데믹을 맞게 됐다며 환영하는 모습이다.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60대 윤모씨는 "이렇게 오랜 시간 감염병 걱정에 시달린 적이 없었다"며 "금방 끝이 날 줄 알았는데, 어느날 보니 코로나19가 세상을 집어삼켰더라. 힘들고도 지친 지난 3년이었다.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제라도 종식됐다니 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에서 10년 동안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다 지난해 폐업한 최모씨(50대·여)는 "사회적 거리두기다 뭐다 해서 단체손님도 못받고, 큐알(QR) 체크 등 방역패스 한다고 혼란스러웠던 때가 생각난다"며 "매출이 줄어 종업원을 줄이다 결국 지난해 폐업을 했다. 힘든 나날이었다. 종식됐다고 하니 좋은 세월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서울 종로구에 직장을 둔 40대 최모씨는 "마스크 사려 줄서고, PCR검사서 눈물 빼고, 확진으로 격리돼 생활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며 "감염병이 이렇게나 무서운 질병인줄 실감했다.두 번 다시는 비슷한 사태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5일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포를 해제한 점, 지난 8일 정부의 국가감염병 위기대응자문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반영한 결정이다.
윤 대통령은 "3년4개월 만에 국민들께서 일상을 되찾으시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코로나19 비상시기 동안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조한 국민과 의료진, 보건산업 종사자, 공무원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기나긴 팬데믹을 지나 일상으로 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협업과 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최전선에서 헌신해 주신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분들, 또 백신 치료제의 연구개발 생산에 노력을 기울인 보건산업종사자 분들과 지자체 공무원, 보건당국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는 새로운 팬데믹에 대비하여 과학적 기반 대응체계를 착실하게 준비하겠다"며 "새로운 팬데믹에 적용할 수 있는 백신 치료 개발 역량을 높이고 국제 협력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9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1681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3130만7591명을 기록했다. 전날 신고된 사망자는 14명으로 누적 3만4548명이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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