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꽃세상…봄나들이 얼굴마다 웃음꽃 활짝(종합)

진해군항제 큰 인파, 서울·제주·대구·순천·강원 등 '명소' 북적
가족·연인·친구들 사진 찍어주며 '힐링+추억만들기'

25일 오후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 왕벚꽃 거리에서 '제16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다.2023.3.25/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전국=뉴스1) 최대호 김동수 박민석 신관호 오미란 한병찬 기자 = "와~ 정말 벚꽃 세상이네요.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이 됩니다."

3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25일 제주시 전농로 왕벚꽃 축제장을 찾은 나들이객들은 만개한 벚꽃을 바라보며 감탄을 쏟아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다가 4년만에 다시 열린 이번 축제장에는 제주도민은 물론 입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축제를 즐기는 모습도 다양했다.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 터널 아래를 여유롭게 거니는가 하면 벚꽃이나 청사초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거리 곳곳에 펼쳐진 공연이나 게임, 각종 체험행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가족과 함께 이 곳을 찾은 관광객 이성모 씨(33·서울 성북구)는 "날이 좀 흐린데 선선해서 오히려 좋다"면서 "또 벚꽃이 거의 만개한 것 같아 더 기분이 좋다"고 했다.

진해군항제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에서 관광객들이 벚꽃과 함께 추억을 남기고 있다. 창원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4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군항제에 45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3.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경남 창원시 진해해군항제 역시 4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날 낮기온 14도의 따뜻한 봄날씨에 상춘객들은 얇은 겉옷을 입고 진해 곳곳에 만개한 벚꽃을 구경했다.

연인들은 저마다 미소를 지으며 함께 사진을 찍었고 어린 아이와 함께 찾은 부모들은 아이에게 벚꽃을 설명하고 있었다.

중년의 여성들도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며 벚꽃을 감상했다. 도시 곳곳이 벚꽃으로 가득한 풍경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있었다.

여좌천 인근의 상인들도 북적이는 인파에 웃음으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7년여 간 상점을 운영했다는 A씨는 "손님이 너무 많아 계산을 빼먹기도 할 지경"이라고 웃으며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다.

연인과 함께 진해를 찾은 김인철 씨(29·부산)는 "코로나19 동안 군항제를 하지 않다가 이번에 다시 한다고 해서 진해를 찾았다"며 "여자친구와 잊지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사전에 체험할 수 있는 '프레오픈' 행사가 25일 순천만국가정원 등 박람회장 전역에서 열렸다. 이날 관람객들은 향긋한 봄내음과 함께 정원을 거닐며 소중한 추억을 담았다.2023.3.25/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정원박람회 개장을 1주일 앞둔 순천만국가정원에도 나들이 인파가 몰려들기는 마찬가지. 이날은 마침 '프레오픈' 행사가 열렸다. 주최 측은 관람객 3만명을 한정해 개장 전 박람회장을 둘러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했다.

가족과 연인, 친구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관람객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박람회장 입구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에 바빴다.

동문 입구부터 길게 늘어선 대기줄은 700미터가량 돼 보였고, 주변 주차장까지 대기줄이 이어지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르는 사이에도 사진을 찍어주고 동영상 촬영을 해주며 훈훈한 모습을 이어갔다. 기분 좋은 한 마디를 건네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꽃 옆에 또 꽃이 있네', '웃어봐 웃어야 잘 나오지', '오늘 사진 제대로다'며 즐거워했다.

광주에서 이곳을 찾았다는 김순자 씨(62·여)는 "10년 전 정원박람회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완전히 달라졌다"며 "날씨가 조금만 더 풀리고 봄이 찾아오면 박람회장이 더욱 아름다울 것 같다"고 기대했다.

25일 강원 원주문화원에서 어린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문화원 주변에 나들이객이 붐비고 있다. (독자 제공) 2023.3.25/뉴스1

강원 주요 명산에도 상춘객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황사와 안개가 예보됐지만 봄을 만끽하려는 명산 탐방객들의 발길은 막지 못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설악산을 찾은 탐방객 수는 2400명이다. 오대산도 오후 2시쯤 잠정 집계한 탐방객 수가 약 2000명, 치악산 국립공원도 오후 3시쯤 집계된 탐방인원이 2600여 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 영서지역 주요 도심도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원주문화원 주변에서는 ‘원주! 영화와의 만남’이라는 내용의 행사가 열려 참여자들로 붐볐고, 문화원 내 어린이를 위한 행사도 마련되면서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로 가득했다.

동해안 도시가 몰린 영동지역에도 오전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관광 열기는 식지 않았다. 강릉커피거리 주변은 주차된 차들로 북적였고, 인근 해변을 즐기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경포호수 주변도 산책에 나선 여행객들의 모습이 가득했다.

25일 오전 관악산 정상의 모습 ⓒ 뉴스1 김도엽 기자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경기 용인 에버랜드 등지엔 가족단위 인파가 몰렸다.

네 살 아들과 함께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전민지 씨(33)는 "날씨가 좋아서 가족끼리 봄나들이를 나왔다"며 "아이가 좋아해서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이곳까지 가족과 나들이를 온 노미영 씨(33)는 "부산에는 이 정도로 큰 동물원이 없다 보니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왔다"며 "아이가 어린 편이어서 마스크를 쓰기 어려워 그동안 외출을 하지 못 했는데, 오랜만에 나와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서울 관악산에도 봄기운을 느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을 덮친 중국발 황사로 사람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상 인근에는 '관악산'(冠岳山)이라고 표기된 표지석 옆에서 사진을 찍기 위한 시민들로 줄이 길게 늘어졌다. 사진을 찍으려면 15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아침 일찍부터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다들 뿌듯한 표정으로 성취감을 만끽했다.

노란 빛으로 물든 서울 성동구 응봉산도 붐볐다. 이곳은 대표적인 개나리 명소로 서울 에서 가장 먼저 봄꽃 축제(응봉산 개나리축제)를 열었다. 축제는 이날까지 진행된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