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월급도 못줘”치솟은 난방비 한달 500만원…시설농가 경영난 가중
등윳값·전기값…전년 대비 30% 이상 올라
유가 보조 및 전기세 감면 등 대책 마련 필요
- 양희문 기자
(경기=뉴스1) 양희문 기자 = 경기도 시설재배 농가가 치솟은 난방비 탓에 경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양평군에서 쌈채소를 재배하는 김모씨(52)는 매일 한숨이다. 난방비가 전년 대비 40%가량 폭등했기 때문이다. 김씨가 비닐하우스 농장을 난방하는 데 투입하는 비용은 한 달 기준 500만원이다. 지난해보다 약 140만원 오른 가격이다.
쌈채소 가격도 떨어졌다. 모듬 쌈채소 2㎏ 도매가가 1만원 정도는 나와야 남는데, 지금은 7000~8000원에 선에 형성됐다. 인건비, 시설유지비, 난방비를 고려하면 적자인 상황이다. 빚으로 버티던 김씨는 당장 이달 전기요금은 물론,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도 못 챙겨줄 판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씨는 “농민 대부분이 빚으로 농사를 짓고 갚는 방식인데 에너지값이 너무 올라 빚만 늘고 있다”며 “오늘 전기요금 납부일인데 내지 못했다. 직원 3명 월급도 못 챙겨줄 것 같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난방비는 크게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5일 기준, 경기지역 등유의 리터(L)당 평균가격은 1517.57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날(1164.47원)과 견줘 30.32% 폭등한 가격이다.
전기요금도 폭등했다. 지난해 4분기 농사용 전기요금은 1㎾h에 49.2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 36.9원보다 33.3%(12.3원) 급등했다.
난방비 부담이 큰 시설재배 농민들은 ‘벼랑 끝에 몰렸다’고 호소하고 있다. 하우스의 경우 내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기름보일러와 온풍기를 이용하는데, 에너지값 급등은 난방비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가평군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홍모씨(68)는 “버섯 생육에 적정한 온도는 15도다. 온도를 유지하려면 온풍기와 보일러를 하루 종일 돌려야 하는데 한 달 기준 1500만원가량 든다”며 “난방비가 500만원은 올랐다. 빚으로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난방비 급등에 따른 농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수석부회장은 “살인적인 난방비에 많은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농민들 대상으로 유가 보조와 전기세 감면 등의 실질적인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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