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도 분위기와 '월드컵 특수'는?
상인들 월드컵 특수 기대 하지만 침체된 분위기 우려
거리응원 거의 없고…중계권 확보 영화관 예매 한산
- 양희문 기자
(경기=뉴스1) 양희문 기자 =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자영업자들이 특수를 누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이태원 참사로 애도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거리응원이 취소돼 월드컵 특수가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뉴스1 취재 결과 이태원 참사로 다소 침체된 분위기이지만 경기도내 상인들은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 실제 도내 자영업자들은 월드컵 시즌에 맞춰 영업시간을 늘리거나 아르바이트생을 추가로 고용하고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시즌에는 거리 술집 대부분이 몰려드는 손님으로 만석이기 때문이다.
의정부시 민락동에서 술집을 하는 A씨(40대)는 “경기불황으로 장사가 안 돼 힘들었는데 이번 월드컵 기간에는 상황이 좀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며 “영업시간을 자정에서 새벽 2시까지 늘렸다. 아르바이트생도 1명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구리시 돌다리에서 전집을 하는 B씨(50대)는 “이태원 참사로 사회적 분위기가 위축되긴 했지만 월드컵은 대형 행사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술집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재료를 넉넉하게 준비했다”며 “경기침체로 상인들이 워낙 어려운 상황인데 월드컵을 계기로 매출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하지만 월드컵 특수가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전 월드컵과 달리 이태원 참사로 애도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시민들이 술집 응원 자체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남양주·구리·가평 등 도내 대부분 지자체 역시 월드컵 거리응원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가평군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관공서 주도 하에 시민 응원전을 연다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거리응원 자체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영화관의 예매표도 남아돌고 있다. 의정부의 경우 한국과 우루과이의 첫 경기날인 24일 영화관 예매 현황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6개 상영관 942석 중 90석만 찬 상태다. 구리시도 2개 상영관에서 16석만 예매됐다.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경제 악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응원전이 취소되는 등 월드컵 열기도 이전 같지 않다. 소상공인이 더 어려워지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조심스럽지만 이태원 참사도 상당히 안타깝지만 소상공인도 살아야 되지 않겠느냐. 대표팀이 선전해서 열기가 살아나길 바랄뿐”이라고 밝혔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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