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경기부지사 부임 후 '아태협' 기부-보조금 37억원 받아

2018년 이후 경기도 20억원 ·쌍방울그룹 및 계열사 등 17억원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현 킨텍스 사장)가 2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 2022.9.2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최대호 기자 =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 사건에 중심에 있는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2018년 쌍방울그룹과 경기도로부터 약 37억원 규모 기부-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된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가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재직하던 시기다.

5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부산 남구갑)이 입수한 아태협의 2018~2020년 결산서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아태협은 쌍방울그룹 및 계열사 KH그룹으로부터 17억원 상당 기부금을 받았다.

아태협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일 당시, 2018년 11월 도와 대북교류 행사를 공동주최한 민간단체다.

2017년까지 쌍방울그룹과 KH그룹의 아태협 후원 실적이 전혀 없었다가 2018년 도 평화부지사로 부임한 이씨가 재직한 후부터 기부금이 이어졌다.

2018년에는 쌍방울그룹이 6억원을 기부했고 쌍방울그룹 계열사이자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 사건의 주요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나노스도 3억원을 기부했다.

나노스는 남북 교류·협력 수혜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급등했는데 이러한 이유 등으로 최근 검찰의 수사망이 나노스까지 확장됐다.

2019년에는 쌍방울그룹 및 계열사 3곳에서 현금 2억1300여만원과 7600만원 상당 의류를 지원했다.

비슷한 시기, 아태협은 2018년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교류를 위한 국제대회'를 개최한다는 명목으로 2억9000만원 도 보조금을 타냈다. 또 2019년 북한 묘목지원, 어린이 영양식 지원 등을 하겠다는 이유로 총 17억7000만원의 보조금도 받았다.

아태협이 도의 보조금은 물론, 쌍방울그룹의 기부금을 받아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씨의 주요 경력사항에서 알 수 있다.

이씨는 2018년 8월~2020년 1월 도 평화부지사를 지내기 이전인 2017년 3월~2018년 6월 쌍방울그룹 사외이사로 활동했고 이보다 앞선 2015년 1월~2017년 2월 쌍방울그룹에서 고문을 맡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아태협에 대한 도의 보조금 지급은 2019년 북·미 정상회담 결렬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끊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2020년 수익금 3억4200만원 이후로 2021년부터 수익금을 0원으로 고시했다.

쌍방울그룹의 수상한 자금흐름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지난달 아태협 회장 등을 소환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쌍방울그룹은 물론, KH그룹 등 계열사에 대한 강제수사도 지난 6월부터 벌이고 있다.

이보다 앞서 제 20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왔던 이 대표를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아태협 분과위원장 등 간부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간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를 위해 대전·충남지역에서 포럼 형태의 불법 소규모 조직을 만들어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수원지법은 지난 9월27일 열린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와 함께 이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쌍방울그룹 부회장도 구속됐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