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전기·가스요금 인상…"월급은 그대론데 뭘 더 절약해야 하나"
전문가 "공공요금 인상으로 서민 경제 더 악화할 수 있어"
- 양희문 기자
(경기=뉴스1) 양희문 기자 = 10월부터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이 일제히 인상된다. 고물가 시대에 공공요금마저 오르자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10월1일부터 모든 소비자의 전기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당 2.5원 인상된다. 지난해 말 10월부터 인상을 예고한 kWh당 4.9원을 더하면 kWh당 7.4원이 오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월 평균사용량이 307kWh인 4인 가구 기준으로 2270원 정도를 더 내야 한다.
도시가스 요금도 오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10월부터 주택용과 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MJ(메가줄)당 2.7원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택용 요금은 MJ당 기존 16.99원에서 19.69원으로 조정돼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은 월 5400원 늘어난다. 전기와 가스요금 동반 상승으로 월 평균 7670원의 가계 부담이 더해질 전망이다.
공공요금 인상 소식에 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에 사는 김모씨(52)는 “한전은 매년 적자임에도 성과급 잔치를 한다. 그런데 적자에 대한 책임을 왜 서민들에게 돌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물가 때문에 먹고 살기 빠듯한 상황에서 공공요금까지 오르니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남양주시 주민 안난순씨(49)는 “물가가 너무 올라 외식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전기와 가스비까지 인상된다고 하니 숨이 턱 막힌다”며 “월급은 그대론데 물가는 치솟으니 앞으로 뭐를 더 절약해서 살아가야 할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가평군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박모씨(33)는 “코로나19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장사를 제대로 못해 적자만 봤다. 손해가 막심한데 공공요금마저 인상되니 타격이 클 것 같다”며 “정부가 서민 경제에 대해 한 번 세세하게 들여다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공요금 인상이 고물가 상황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소비자물가가 10월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 동반 상승은 전체적인 물가를 올려 서민 경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하면서도 적자가 큰 한전을 압박해 전기료를 올리고 있다. 모순된 행동”이라며 “결국 서민들은 치솟은 물가에 부담을 느끼고 서민 경제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전기료 인상과 관련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계층은 취약계층인데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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