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마돌, 부산 앞바다서 일본 열도로 돌진…국내 큰 피해 없어(종합)

부산 148건 피해·강풍에 초등생 등 2명 부상
포항선 주민 769명 대피·서해안 여객선 한때 중단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한 19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해안에 너울성 파도가 방파제를 넘고 있다.2022.9.19/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전국=뉴스1) 이상휼 조민주 기자 = 제14호 태풍 '난마돌'의 영향으로 영남권에서 크고 작은 피해 신고가 잇따랐으나 다행히 제11호 태풍 '힌남노' 때처럼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9일 뉴스1 전국본부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에서는 이날 낮 1시3분쯤 동래구 온천동 한 아파트 앞 인도를 지나던 초등생이 강풍에 떨어진 담장 펜스에 눈 주변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전날 오후 8시41분쯤에는 동래구 온천동에서 40대 여성이 강풍에 날아온 화분에 다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사람은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부산소방본부에는 148건의 강풍 및 침수신고가 접수됐다. 금정구 서동과 사하구 장림동에서는 담벼락이 무너져 소방대원이 안전조치를 했다.

해운대구와 수영구에 있는 건물의 간판과 외벽이 떨어지고 사상구 한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오전 6시13분께는 해운대구 중동 한 공사장에서 강풍에 패널이 휘어졌고, 북구 만덕동 공사장에서 펜스가 넘어지기도 했다. 해운대구에서 교통표지판이 파손되거나 신호등이 떨어지고 도로에 가로수가 쓰러져 소방대원이 안전조치를 했다.

연제구 거제동 건물 지하와 금정구 서동 주택 지하에는 빗물이 차 소방대원이 각각 15톤, 5톤의 물을 배수조치했다. 부산 곳곳의 아파트 등 건물에서는 승강기가 멈추면서 시민들이 안에 갇히기도 했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구조·구급·안전조치 등 모두 79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북구 중산동의 한 도로변의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를 막는가 하면, 동구 방어동의 한 노상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위로 나무가 쓰러져 차량이 파손됐다. 강풍에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경우도 있었다.

소방당국은 나무 쓰러짐 신고 13건에 대해 안전조치를 했다. 오전 6시50분께에는 울산대교를 주행하던 5톤 화물차량의 덮개가 강풍에 날리면서 울산대교 남구에서 동구방면 통행이 2시간30분가량 통제됐다.

강풍에 동구 명덕삼거리의 신호등이 파손됐고, 등대로의 도로 중앙분리대가 넘어졌다. 동구 방어동 인도변의 벤치가 바람에 날려 뒤집어지기도 했다.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2시17분께 북구 명촌동 53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해 오전 5시38분께 복구를 마쳤다. 전날 밤 10시께에도 남구 야음동과 여천동, 달동등 967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해 1시간 만에 복구됐다.

태풍 피해가 우려되는 중구 우정동지역의 주민 3명은 친인척 집으로 일시대피했다. 울산 관내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는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울산에는 누적 90.5㎜의 비가 내렸다. 한때 동구 이덕서 지역에서 27.3m/s, 울산공항에서 26.8m/s의 강풍이 분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에서는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크고 작은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경북도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시까지 경북에서 접수된 태풍 피해 신고는 포항 25건, 경주 9건, 울진 2건, 경산·영양·청도·청송·의성·울릉 각 1건 등 모두 42건이다. 하수도 역류, 나무·전봇대 쓰러짐, 지붕·간판낙하 우려, 구조물 고정, 유리창 파손 등 안전조치가 대부분이다.

제11호 태풍 ‘힌남노’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의 경우 시민 수백 명이 대피하고,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최근 전국을 강타했던 산사태·침수 위험지역인 남구 대송, 오천, 동해 장기, 호미곶 구룡포와 북구 흥해, 양학, 용흥, 청하, 우창, 두호, 장량, 환여동 등 14개 읍·면·동 주민 769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초·중·고교는 대부분 휴업 및 원격수업 등으로 전환했다.

경주 감포에서는 전기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다 1시간여 만에 복구됐다.

전날부터 내린 비는 포항과 경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소강상태를 보이거나 그쳤다. 울릉도와 독도에는 오후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에서는 전광판 낙하, 캠핑장 입구 나무 쓰러짐 등 2건의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조치를 완료했다. 하지만 강풍에 따른 낙하물 피해 등의 집계가 완료되면 피해신고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충북에서도 최대 순간풍속 50㎞/h 이상 강풍이 불면서 오후 2시 기준으로 2건의 강풍 피해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10시50분쯤 제천시 장락동에서는 주택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면서 고압선이 끊어졌다. 사고 당시 해당 지역에는 21.6㎞/h에 달하는 바람이 불었다. 현재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지붕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낮 12시16분께 괴산군 청안면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 일부를 덮쳤다. 소방당국은 각 사고 현장에 인력과 장비를 투입, 안전조치를 했다.

전남과 인천 등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전남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42개 항로 56척의 운행이 통제됐고 인천~백령, 인천~연평도 등 14개 항로 중 12개 항로 운항이 한때 중단됐다.

난마돌이 빠져나가면서 이날 오후 부산에 내려졌던 태풍경보는 해제되고 강풍주의보가 발효됐다.

강원지역에서도 오후 4시를 기해 강원남부산지·강원중부산지·강원북부산지·양양평지·고성평지·속초평지·삼척평지·태백·동해평지·강릉평지 등 10곳에 내려진 강풍주의보가 해제됐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