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복 차림 검찰 수사관 '쌍방울그룹 수사기밀 유출' 인정

(수원=뉴스1) 최대호 유재규 기자 = 쌍방울그룹의 배임·횡령 사건 관련 수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검찰 수사관이 법정에서 자신의 범죄를 인정했다.

19일 수원지법 형사10단독 이원범 판사 심리로 열린 쌍방울그룹 관련 수사기밀 유출 사건 첫 재판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수원지검 소속 수사관 A씨는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날 재판에는 A씨와 A씨에게 수사기밀 유출을 부탁하고 이를 제공받은 B씨, A씨가 유출한 수사기밀을 B씨로부터 받아 보관한 C씨 등이 피고인석에 자리했다.

B씨는 전직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쌍방울그룹 감사이며, C씨는 쌍방울그룹 배임·횡령 사건 변호를 맡은 검찰 출신 변호사이다.

A씨와 B씨는 구속된 터라 죄수복을 입고 법정에 모습을 보였다. 변호사인 C씨는 자신을 변호할 다른 변호사를 대동했다.

이날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 요지에 따르면 A씨는 쌍방울그룹 배임·횡령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형사6부에 발령받아 근무하던 지난 5월, B씨로부터 수사정보 제공 부탁을 받고 같은달 24일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쌍방울그룹 관련 범죄사실과 압수수색 대상 계좌, 및 그 대상자에 대한 수사정보를 '2쪽 모아찍기'로 6장 출력해 B씨에게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 6월에는 보이스톡앱 음성통화로 검찰의 쌍방울그룹 압수수색영장 청구 사실과 집행시기 등 직무상 비밀을 B씨에게 누설한 혐의도 받았다.

B씨는 A씨로부터 받은 수사기밀 등을 통해 쌍방울그룹이 조직적으로 배임·횡령사건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

C씨는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사건 수사 변론을 준비하던 지난5월25일 서울 서초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B씨에게서 유출된 수사정보를 건네 받고 파일로 스캔해 보관하는 등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했고, 검찰이 제시한 증거목록도 모두 동의했다. B씨는 공소사실 인정 여부에 대한 답을 다음 기일로 미뤘다. C씨는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수사정보를 제공받지 않았다"며 '목적성'을 부인했다.

이들에 대한 2차 공판은 오는 10월17일 같은 법원에서 열린다.

한편 이들의 범행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에 의해 드러났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가 지난 7월6일 이태형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는데, 그곳에서 A씨에 의해 유출된 수사정보가 발견된 것. 이태형 변호사는 C씨와 같은 법무법인 소속이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