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붕괴 위험, 포항 물폭탄·산사태…태풍피해 이어져(전국종합2보)

광주·전남 1만여 가구 정전피해, 울산서 20대 남성 실종
경기·서울·인천 등 수도권 발효 호우특보는 6일 오전 해제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이 6일 경북 포항 남구 침수지역에서 KAAV(한국형상륙돌격장갑차)를 투입해 민간인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제공) 2022.9.6/뉴스1

(전국종합=뉴스1) 송용환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저수지 붕괴 위험과 정전, 실종 등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이어졌다.

경북 포항지역에는 4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져 주민 20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곳곳에서 시민들이 고립됐고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해병대의 장갑차까지 동원됐다.

해병대1사단은 6일 오전 포항시 남구 오천리 청림동 주민들이 고립되자 한국형상륙장갑차(KAAV) 2대를 투입해 구조에 나섰다.

포항지역에는 지난 4일부터 6일 오전 5시 현재까지 대송면 411㎜ 등 평균 125.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포항 남구 오천읍 전통시장이 물에 잠겨 시장에 고립됐던 5명이 구조됐으며, 남구 오천읍 모텔에서는 투숙객 15명이 건물에 갇혀있다 옥상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경북 포항과 경주 형산강 일대에 내려진 홍수주의보는 경보로 격상됐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6일 오전 6시10분과 20분 형산강 포항(형산교) 지점과 경주(경동대교) 지점에 발령한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각각 격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주지역 2곳의 저수지 붕괴 위험이 커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경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6일 오전 6시 49분 하동저수지가 붕괴 위험이 높다며 하동저수지 하류와 구정동 마동˙하동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

앞서 경주시는 오전 6시 34분에도 문무대왕면 죽전리 송선저수지 붕괴 위험이 커지면서 송선1리와 천포2리, 건천1, 2, 3리 주민들에게 대피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6일 오전 울산 태화강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울산교 하부도로와 인근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2022.9.6/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울산 태화강(태화교) 지점에는 오전 6시를 기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태화교 수위는 오전 6시50분 4.27m(해발 표고 3.19m)를 기록했다.

태화강의 기준 침수 수위는 중구 둔치 4.0m, 남구 둔치 4.34m, 국가정원 4.9m다.

6일 오전 1시께는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남천교 하부 하천에서 20대 남성 A씨가 물에 빠져 소방당국과 경찰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일행 6명과 함께 하천에서 발을 담그고 놀다가 물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과 경찰은 인원 50여 명을 투입해 수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남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6일 오전 7시 기준 도내 소방당국의 활동 실적은 총 297건이다. 이날 오전 2시50분쯤 남해군 설천면 주택의 길이 5m·높이 2m의 축대가 유실돼 천막을 설치하는 등 응급조치했으며, 오전 5시50분쯤 양산시 물금 한 아파트에서는 토사가 유출돼 4가구·11명이 인근 학교로 대피하기도 했다.

또 밀양 산외면 다죽리 450가구와 창원 소답동 118가구가 정전됐다가 복구된 상황이다. 반면 통영 욕지면 30가구와 김해 생림 등 313가구는 정전 복구 작업 중이다.

태풍으로 마을회관·경로당·학교·종교시설 등으로 대피한 인원은 총 2509명이다.

창원·남해·거제 등지의 일반도로와 해상교량 59곳이 통제 중이며, 둔치주차장 35곳과 지하차도 6곳, 세월교(작은 교량) 157곳, 산책로·하상도로 9곳도 길을 막았다. 창원지하차도 20곳은 이날 오전 6시30분을 기해 통제를 해제했다.

5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강한 바람이 불면서 전북 부안군 진서면의 한 농경시설물이 파손됐다.(전북소방본부 제공)2022.9.6/뉴스1 ⓒ News1 이지선 기자

전북 지역에서도 지붕이 날아가거나 나무가 쓰러지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나무 전도 16건(익산 6건, 전주·군산·남원·정읍·완주·부안·임실·무주·진안·장수 각 1건), 기타 4건(지붕 날림, 간판 기둥 넘어짐, 배수로 정비 등)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정전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고창 78가구, 남원 125가구 등 총 203가구의 전기가 끊겨 불편을 겪었다. 현재는 복구가 완료됐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1만여 가구가 정전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전 6시30분 기준 광주 991호, 전남 9592호 등 총 1만583호에서 정전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3219가구에 대해서는 복구가 완료됐고, 나머지 가구에 대해서는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4시45분쯤 광주 광산구 소촌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전기가 끊겨 991세대가 정전 피해를 봤다.

앞서 오전 4시43분쯤 전남 영광군 영광읍에서도 강풍으로 인해 750세대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오전 3시48분쯤에는 전남 장성군 진원면 일대에서 정전이 발생, 1284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겼다.

한전은 장비 380여대와 직원 670여명을 동원해 현재 복구를 진행 중이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작업에 차질을 겪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도 피해신고 접수가 이어졌다. 시흥에서는 이날 오전 1시쯤 건물 3층 외벽에 설치된 음식점 나무간판이 떨어지며 행인을 충격해 1명이 부상했다.

하남 망월동에서는 전날 오후 7시쯤 망월천이 범람하며 산책중인 시민이 구름다리에 고립됐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경기도와 서울·인천 등 수도권에 발효됐던 호우특보는 6일 오전 해제됐다. 이 지역엔 강풍 특보만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6일 오전 4시30분 서울과 인천 경기 화성·하남·의왕·군포·오산·남양주·구리·안양·성남·수원·파주·의정부·양주·고양·가평·포천·연천·동두천·김포·부천·시흥·안산·과천·광명, 충남 서산·당진·태안, 강원 화천·철원의 호우 주의보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 지역엔 이제 강풍주의보만 발효 중이다. 해당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태풍 특보가 발효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