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사진 없이 위패만 나란히"…'수원 세모녀' 빈소
"하늘나라서 아프지도, 외롭지도 않게"수원시 '공영장례' 지원
박용진 의원· 염태영 도 경제부지사 조문…"복지체계 허술 느껴"
- 유재규 기자, 최대호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최대호 기자 = 병환과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수원 세모녀'의 빈소가 24일 마련됐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에 위치한 수원중앙병원 특실에 마련된 '수원 세 모녀' 빈소에 장례식 관계자가 꽂아놓은 향불만 쓸쓸히 타오르고 있었다.
영정사진은 없다. 세 모녀의 이름이 적힌 위패만 있다. 유족 또는 지인의 요청 등이 없었다는 것이 수원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의 사진없이 빈소 현황판에 세 모녀 이름만 적혀 있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신 분들, 섭섭치 않게 가셨음 하는 마음이다"라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날 오후 5시를 넘겼지만 빈소를 찾는 일반 조문객은 없었지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구을)이 첫 조문객으로 왔다.
박 의원은 "세 분이 하늘나라에서 아프지도, 외롭지도 않았음 한다. 2014년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로 달리질 것이 있으리라 믿었는데 복지체계가 허술하다는 것을 보면 정치인으로써 죄책감 든다"며 "죄송하고 마음이 아프다. 수원시가 세 분 가시는 길 외롭지 않게 빈소를 마련한 점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조의를 표했다.
전 수원시장인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도 빈소를 찾아 "복지 안전이 미흡하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비통한 순간이다. 이러한 사각지대가 어떠한 경우라도 생기지 않도록 체계를 점검해야 할 때다"라며 "우리 도민으로 결코 우리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천국에서 평화를 누렸음 한다. 세 모녀 모두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한편 '수원 세 모녀'를 위한 장례는 시에서 지원하는 공영장례로 추진된다. 세 모녀의 연고자가 있었지만 시신 인수를 포기했다.
삼일장으로 치러지며 오는 26일 발인한다.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火葬) 후, 유골은 연화장 내 봉안담에 봉안 될 예정이다.
또 오는 25일 원불교 경인교구 측에서 이들을 위한 종교 추모의식을 갖는다. 이날 이재준 수원특례시장도 참석할 계획이다.
'공영장례'는 무연고 사망자가 사망했을 때 장례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수원시가 지원하는 장례의식이다. 무연고 사망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이 없는 사망자도 공공(公共)이 애도할 수 있도록 빈소를 마련하고 추모의식을 거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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