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사들고 온 안희정 지지자들…"출소해 만나니 감개무량"
전세버스 동원 등 약 80명 지지자 몰려…응원 현수막엔 '환영'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 징역 3년6월 복역 후, 여주교도소서 출소
- 유재규 기자
(여주=뉴스1) 유재규 기자 = "이른 아침부터 준비해 나왔습니다. 출소하시는 날 만나게 되니 감개무량 합니다."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만기출소 하는 4일 한 지지자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경기 여주시 가남읍에 위치한 여주교도소 정문 일대는 지지자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붐비기 시작했다.
삼삼오오 승용차를 함께 타고 온 사람들부터 45인승 전세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참석한 지지자들까지 전국 각 지역에서 80여명이 교도소 앞에 모였다. 지지자들 대부분은 주로 충남지역에서 왔다.
지지자 A씨(50대·여·충남 부여군)는 "(안희정 전)지사님 드리려고 두부를 사갖고 왔다"며 비닐봉지 속에 담겨있는 두부를 꺼내 들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영향도 그렇고 아무래도 복잡할 거 같아서 두부를 직접 드릴 순 없을 거 같다"며 "오늘 출소하신다니 감개무량하다"고 전했다.
또다른 지지자는 "고향사람이다"라며 "오전 7시30분 전후로 나온다고 해서 대절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많은 사람들이 몰릴 지 몰랐다"고 말했다.
꽃을 들고 있거나 휴대전화로 연신 동영상을 녹화하는 등 교도소 정문 앞 지지자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보수단체 등 안희정 전 지사를 규탄하기 위한 집단적 움직은 없어 큰 물리적 충돌이나 소란도 없었다.
사전에 "안씨와의 인터뷰를 해도 괜찮겠냐"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안씨 측 가족은 "오랫동안 복역했기에 그럴 상황이 안될 듯 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충남 부여지역에서 온 한 단체모임은 '안희정 지사님.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을 안씨가 교도소 밖으로 나올 때 맞춰 꺼내들었다.
교도소 앞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60~80명 정도로 안씨가 이날 오전 7시55분께 교도소 정문 밖으로 나서면서 '고생하셨습니다'라며 일제히 박수를 쳤다.
안씨는 교도소 정문 앞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가족과 지인은 물론,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찾아온 일부 정계 인사들과 악수와 가벼운 포옹을 나누며 재회했다.
"향후 생활은 어떻게 할 것이냐" "소감은 어떤가" "피해자에게 할 말은 없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대답 대신,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어지는 취재진 질문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옮기는 와중에 안씨와 악수를 시도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한때 어수선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안씨는 취재진과 지지자들로 둘러싸인 채 교도소 밖에 정차 중이던 승용차에 올라타 이동했다.
안씨는 측근에 밝힌 바와 같이 향후 경기 양평지역으로 거처를 옮겨 당분간 잠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씨는 2017년 7월~2018년 2월 자신의 수행비서 A씨를 상대로 4차례 성폭행과 4차례 강제추행을 각각 저지르는 등 피감독자 간음 및 강제추행, 성폭력범죄 처벌법 위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원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안씨는 2019년 1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6개월로 유죄를 선고받았고 같은 해 9월 대법원에서 확정돼 복역했다. 또 공직선거법과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소 후,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안씨는 수감 중에 모친상으로 2020년 7월, 부친상으로 지난 3월 각각 형집행정지를 신청해 받아들여지면서 일시 석방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수감 중 부인과 협의이혼 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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